1층이 텅 빈 건물은 허기(虛氣)가 든다.-장풍득수(藏風得水) 이야기(98)
건물(建物)은 대지 위에 세워진 구조물로 건물 내부 공간은 땅으로부터 전달되는 음(陰)인 지기(地氣)와 지상 외부로부터 유입된 양(陽)인 천기(天氣, 空氣)가 서로 섞여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 형태는 좋은 지기와 천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모양과 구조여야 한다.
지기는 상승(上乘)하고 천기는 하림(下臨)하는 특성이 있다. 건물이 상승하는 지기를 전달받는 곳은 지면과 붙어있는 바닥 평면이다. 만약 이곳이 땅과 붙어있지 않고 떠있거나 공허(空虛)하여 외부 바람이 유통된다면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地氣)는 건물에 전달되지 않고 흩어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좋은 건물은 바닥 전체가 지면과 접하고 있는 곳이다. 사람이 굶어 기운이 빠진 상태를 허기(虛飢)졌다고 한다. 건물을 사람과 같이 생각할 때 1층이 텅 빈 공간이라면 허기(虛氣)진 건물이다. 늘 배가 고프고 가난해질 염려가 있다.
예로부터 길 위의 누마루 집은 크게 흉하다는 말은 정자나 누(樓)처럼 1층에 통로를 두고 2층에 방을 배치한 경우인데 이런 누마루 집은 1층 통로 사이로 바람이 통과하니 겨울에는 보온이 어려워 더 춥게 마련이다. 빌딩이나 아파트 또는 상가 등에서 차량과 사람의 통행을 위해 1층을 터 통로나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경우로 빌딩 안으로 차가 직접 돌진해 들어가는 형상으로 비쳐지고 부딪칠 것만 같아 파괴적이다. 건물의 한 쪽 귀퉁이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도로를 내고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가 좋은 건물은 안정된 공기가 적절히 움직이는 곳이다. 바람이 세게 불거나 사방이 막혀 공기 순환이 방해받으면 안 된다. 1층이 트여 있으면 터진 공간으로 공기가 휘말리듯 빠르게 통과하게 된다. 건물 바닥 전체가 지면과 접하는 것이 좋다.
지기는 수직으로 상승하는 특성이 있다. 건물 전체가 지기를 골고루 받기 위해서는 바닥 평면 전체가 지면과 접하고 있어야 한다. 또 지하를 파지 않고 지상으로만 건물을 지을 때도 약간이라도 땅을 파 건물 기단(基壇) 일부가 땅속에 묻히게 하는 것이 좋다. 지상 바로 위에다 건물을 지을 경우 지표면과 건물 하단 사이 틈으로 바람이 들어 지기를 흩어지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밑에 주차장이 있거나 1층이 공간인 건물은 좋지 않다. 건물 바로 밑 부분에 지하 주차장을 만들거나 1층은 기둥을 세우고 2층부터 본 건물을 올려놓은 형태는 지기가 외부로 흩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이러한 형태는 건물의 하중을 지면에 분산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무게 부담으로 건물의 수명이 짧아진다. 또 작은 충격에도 견디지 못하고 쉽게 파손 될 우려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니 더욱더 위험한 건물이 될 수 있다. 지면과 접하지 못한 건물은 음(陰)인 지기(地氣)의 영향을 받지 못하고 양(陽)인 천기(天氣)만 가득하다.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양기(陽氣)만 있으니 안정감과 실속이 없다. 건물의 형태는 원만하고 방정하여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건물은 앞과 뒷면이 분명한 형태가 좋다.
자연의 모든 만물은 면(面)과 배(背)가 있다. 건물 역시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면 면과 배가 분명해야 한다. 만약 면배(面背)가 불분명하면 기의 유입이 분산되어 발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