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합천교육토론회에 대한 소견

공원석
논설위원

요즈음 합천교육 발전과 교육성과 향상을 위한 주민과 학생들 의견이 활발함이 피부에 와 닿는다. 그런데 명문 고등학교육성과 남녀공학문제에 대한 토론회 추진에는 크게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창출하기 보다는 남녀공학만 하면 명문고등학교가 저절로 육성되는 것 같은 틀(프레임)에 갇혀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합천에서 교육발전을 위한 여론이 비등해 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 마디로 우리 군내 고등학교출신 학생들이 좋은 대학교에 입학되기를 바라는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이런 바람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의 현상이다. 그러면 합천에 대학교입시 성적이 우수한 학교의 존립을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경우의 수들이 있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제는 명문고등학교의 존립이다. 명문고등학교 존립을 위한 방안으로는 지금의 합천실정에서는 다음 두 가지로 집약할 수 있을 것이다.
1. 새로운 인문 고등학교를 설립하거나 2. 기존고등학교를 구조 조정하는 경우이다. 신설학교 설립은 재정적이나 행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기존고등학교를 구조 조정하는 방안뿐이다. 그러하다면 명문고등학교 육성을 위해선 현재 합천군내에 존립하는 고등학교를 구조 조정해야 한다는 큰 명제(命題)가 뚜렷이 잡혔다. 이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어떻게 구조 조정할 것인가? 에 대한 방안을 창출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만약에 기존고등학교를 구조 조정하는 경우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손 치더라도 이에 따르는 직업을 위한 학교육성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이 부수되지만 그런 과제들은 모두 뒤로 미루어 두고서 우선은
1. 합천읍에 존립하는 합천고와 합천여고를 그대로 둔 채 두 학교를 남녀공학 인문 고등학교로 변경할 것인가?
2. 아니면 두 고등학교를 통폐합하여 하나의 인문 고등학교로 만들면서 남녀공학 학교로 변경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과제가 던져진다.
여기까지 의견을 모으는데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해집단간의 협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있는 것을 바꾸는 것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도 훨씬 더 어렵고 힘이 든다” 어떤 과정을 거치던 하나의 방안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하자.
1) 두 학교가 존립한다면 학생의 학교선택권은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2) 하나의 고등학교로 개편되어도 남녀 분반이냐? 합반이냐? 의 문제도 생각해야 하고, 3) 어느 형태로 하던 이에 따르는 부작용도 꼭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사항들을 염두에 두고서 선택된 과제에 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업의 추진을 위한 시안(試案)을 만들어서 이 시안을 갖고서 토론회를 가져야만 계획하는 과업의 길이 보여서 목적의식을 갖고서 참여자가 동참할 것이다. 여론수렴도 학부모계층만이 아니라 여러 계층이어야 한다. 오늘의 학부모가 내일엔 학부모가 아닐 수 있고, 오늘엔 학부모가 아니지만 내일엔 학부모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토론회도 모이는 사람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문과 대답이 활기차게 오가는 심도 있는 토론회가 되어야 한다. 토론회에서 얻은 정보와 지식으로 시안(試案)을 보완하여 수정된 시안(試案)을 반복하거나 지역별이나 계층별 토론회를 가짐도 필요하다. 그 이유는 이 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교육문제는 일반 행정과는 다르다. 교육과제에서는 시대와 장소를 넘어서는 교육만이 추구하는 철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이 여론에만 매몰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여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한 가지는 우리나라 교육은 중앙집권이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과제를 창출한다거나 현재의 제도(制度.시스템))를 변경하고자 한다면 어느 정도의 범위 안에서 가능한지 그 한계를 법률적으로 먼저 검토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가는 모두가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 수도 있다.
교육개선방안은 파일럿(pilot. 실험연구)과정을 거침이 원칙이다. 행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못한다면 보다 더 심도 있게 연구되고 다듬어져야 한다. 잘못하면 얻는 이익은 없고, 학생이나 주민들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 간의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마저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교육과제 선정이나 제도개선은 많은 인력과 시간과 경비를 소비하면서도 학생들의 성장에 순기능보다도 역기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끝으로 하고픈 말은 이 일을 추진하는 주체나 주민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고, 손으로 잡히지 않는 제도(制度)가 교육에서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꼭 이해하고 명심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