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의 의미

권해조
논설위원

반일감정 명분보다 대북정보공조의 실리 선택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한일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이 지난 11월 23일 국방부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가 협정문에 서명하고 양국 정부 간 서면 통보를 거쳐 발효되었다. 이번 협정은1980년대 말부터 제기되어 2010년 10월 상호공감대가 형성되었고,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려 했으나 무산되었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고조로 정부에서 지난달부터 재개를 선언하고 양국 간 몇 차례 조율을 거쳐 이루어 졌다.
이번 협정으로 한일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북 군사정보를 직접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2014년 12월에 체결한 한미일 3국간 북한 핵미사일 정보공유 약정(TISA)에 따라 미국을 거쳐 관련정보를 공유했지만 앞으로 일본의 대북 정보를 직접 활용하여 북한의 기습도발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게 되었다. 협정 서 내용은 총 21개 조항으로 목적, 군사정보의 비밀등급, 정보보호 원칙, 정보열람권자 범위, 정보전달, 보관, 파기, 정보공개, 분실 훼손 대책, 분쟁해결 원칙, 개정 및 종료 등 세밀히 기술되어 있다.
협정체결 직후 일본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 ‘한일간 더욱 원활하고 신속한 안보관련 정보를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NHK도 직접 정보를 주고받아 정보의 질과 속도가 향상되어 북한 도발 대응능력이 강화 될 것이라며 보도하는 등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국내정치권 야당에서는 ‘굴욕적인 조공외교를 중단해야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협정의 무효선언 및 간담회를 열고 국방부장관 해임건의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일각에서 과거사와 위안부문제, 독도영유권주장, 일본의 보통국가화와 집단적 자위권 동조우려, 우리의 기밀유출과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빌미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 중국도 한미일 군사강화의 일환으로 보고 사드배치와 더불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성공 등 대남위협이 고조된 상태에서 한미, 미일 대북안보 공조와 공동작전계획을 작성 수행하면서 관련정보의 공유와 통합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그리고 이번 협정에서 군사정보의 종류와 공유방법, 관리 및 폐기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일본의 한국 영공 영해 침범 등의 큰 문제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은 2,3급 대북 군사기밀을 구두, 영상, 전자신호 형태로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맞교환 하고, 일본의 6기의 대북정찰위성, 100여대의 대잠 해상초계기, 고성능 지상레이더, 조기경보기, 등 최첨단 감시 장비로 포착한 북한 핵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차량, 잠수함 등 관련 영상정보를 신속히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체결국간 비밀 군사정보를 제공하고, 이 정보가 제3국에 유출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협정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 러시아, 캐나다, 프랑스, NATO등 32개 국가 또는 기관과 협정을 맺고 있으며, 최근 중국을 비롯한 11개국과도 협정을 제의 논의 중이다. 한일 양국은 안보논리로 보면 대북위협을 공유하는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나라다. 이번 협정 체결로 국가안보 면에서 한반도 유사대비 새로운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과제들이 많다. 특히 앞으로 예상되는 물품서비스상호제공협정(ACSA)까지 체결되면 유기적인 군사공동작전의 길도 열릴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한일 군사정보협정은 1945년 해방 후 한일 간 군사 분야의 첫 공식협정이다. 이번 협정은 불확실한 미국 트럼프시대를 맞아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단지 이번 협정이 사드배치 문제처럼 국민들에게 오해와 진실을 충분히 알리지 못한 것이 유감이다. 그러나 과거 민족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우리의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을 위해 실리(實利)를 선택한 국방부와 정부의 충정을 이해해야 한다. 한미일 외무부 장 차관들도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회담 후 4회에 걸쳐 강력한 대북제재 공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협정이 앞으로 대북안보 공조에 밑거름이 되고, 작년 말 위안부 문제 해결과 함께 새로운 한일관계의 발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