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문해, 새로운 세상을 맛보다
지난 17일 대양초등학교 강당에서 제1회 대양 글사랑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이는 경상남도 교육감이 설치한 「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으로 학령기에 배움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18세 이상의 비문해 및 저학력(초등학교 졸업 미만) 성인을 대상으로 정규 학교교육과정에 버금가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식 및 정보의 습득으로 생활능력을 향상하고 사회활동의 참여기회를 확대하며, 초등학력 취득의 기회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운영되며 3단계의 교육과정을 모두 수료하면 초등학교 졸업을 인정받을 수 있다. 

2014년 3월 입학식을 시작으로 무려 23명에 달하는 어르신들의 불타는 학구열과 열정적인 3년간의 노력으로 이날 초등학력 인정서와 졸업장을 품에 안게 되었다. 졸업생의 평균연령은 78세이며 최고령자는 85세임이 말해주듯이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망은 나이를 무색게 할 정도였다. 그러한 열망만큼이나 졸업식 현장의 분위기는 무척 뜨거웠다. 문해반 어르신들의 가족과 지인들, 다양한 단체의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양초등학교 학생들의 다채로운 축하공연, 어르신들의 장기자랑 등 흥미로운 볼거리들이 풍성한 졸업식이었다. 한편 이날 졸업식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교육과정 도중 작년에 작고하신 유해주(40년생) 어르신의 명예졸업장 수여식이 있었는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배움의 열정을 보여주신 고인의 정신은 요즘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글사랑학교의 학생들은 3년의 교육과정동안 입학식, 봄·가을 현장체험학습, 초등학생과 함께 하는 운동회와 학예회 등 다양한 학습활동을 통해 학교생활의 재미를 알아가는 기쁨을 맛보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졸업식장 한쪽에 걸려있는 어르신들의 시(詩)들을 통해 배움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컸었는지, 배움의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특히 대양초등학교의 글사랑학교는 도내 11개 기관에만 인정되는 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기관으로써 우리 고장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어르신들의 수업에 대한 참여도와 만족도는 도내 여타 기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글사랑학교 전일덕 어르신은 “사랑스러운 며느리에게 편지쓰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여든이 넘어서 이 나이에 글을 배워 이제야 편지를 쓰게 되니 너무나 기쁘다”고 하셨다. 유순임 어르신은 “학교에 첫발을 놓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구나. 삼년동안 여섯 번의 소풍도 즐거웠고 영어, 한문, 수학을 배우니 너무 재밌었고 더불어 노래, 아침운동 등 정말 즐거운 3년이었군요. 동기생들 3년의 우정 버리지 마시고 자주 만나자”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김태남 어르신은 “대양 글사랑학교라는 제도를 잘 만들어 주신 선생님 덕분에 즐거운 3년이었다”며 글사랑학교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셨다.
이러한 글사랑학교의 성공스토리에는 최상열 강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양초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바 있는 최상열강사는 안동 출신이지만 1989년 합천 월광초교에 처음 발령을 받은 이후, 합천에서만 25년을 근무한 합천에 대한 교육사랑이 지극하신 분이다. 그는 경제적인 궁핍함과 배움에 있어서 시대적인 안타까움을 겪으신 할머니들이 글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회고한다. 한편 학생들 한명 한명을 “~여사”라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학생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담겨있는 그의 교육관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주저없이 강사자격증을 취득하여 그들의 못배운 한(恨)을 풀어주면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하는 동시에 중등과정의 부재가 다소 아쉽다고 지적한다. 이는 경상남도 교육청과 군청의 결단력있는 행정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대양초등학교는 2017년에도 새로운 학습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3년간의 학력인정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대양초등학교 류민화 교장은 “글자를 읽으니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는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배움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어르신들의 즐거운 삶을 위한 늦깎이 배움을 적극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차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