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친환경밥상 이제 못 먹어요?”
지역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학교급식 감사로
학교급식 담당, 지역친환경농산물 수의계약 꺼려
경남도의 대대적인 학교급식 감사로 인해 지역 친환경농산물 산업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합천군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학교 무상급식과 함께 했던 것이 지역 친환경농산물을 급식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학교에서는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학생들 급식으로 꾸준히 제공되어왔었다. 이는 지역에서 친환경으로 생산한 건강한 먹거리를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에게 먹이고자 하는 단순한 바램 뿐 아니라, 지역 친환경농산물 산업의 진작과 친환경농업에 종사하는 지역농가와 농민들 권익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지속되어 왔던 것이었다. 그랬던 것인데, 최근 경남도의 대대적인 학교급식 감사에서 분리발주 의무사항 위반으로 지적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이 학교급식으로 가기 위해 타 식재료업체와 같은 경쟁을 해야하는 처지에 처하게 되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비용과 타 농산물 생산비용이 큰 차이가 남에도 가격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질낮은 식재료 급식 제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월8일 경남도에서는 도내 110개 학교를 대상으로 2016년 학교급식지원예산 집행사항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에서 시작됐다.
도는 “계약·식재료 검수·대금 집행 등 9개 분야에 걸쳐 38건의 유형별 지적사항이 드러났다”며 “특정업체 특혜제공 교육지원청 2곳·학교 3곳 10억9천만원, 입찰 담합 1756건 174억여원, 위장업체설립 545건 140억8천만원 등을 적발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반발했다.
박노근 도교육청 행정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도의 감사에서 위반건수 총 2306건, 지적금액 총 326억400만원으로, 이 중 96.6%인 2301건, 315억800만원이 납품업체의 입찰담합 및 위장유령 의심업체 설립에 따른 거래금액”이라며 “입찰담합으로 지적한 대부분의 사안은 지자체가 업체를 지도·감독할 권한이 있음에도 마치 교육기관의 무능과 부패로 발생한 것으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의 사정과 실무자의 고충을 고려해 급식의 방향을 제대로 세우기 위한 감사인지, 아니면 불신을 조장해 학교급식 흔들기가 목적인지 묻고 싶다”며 “경남의 급식청렴도는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급식의 질도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감사가 학생들의 우수한 영양섭취와 급식행정의 투명성확보를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110개 학교를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 1~2건에 불과한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의 분리발주에 대해선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상남도 학교급식 지원 조례를 보면 학생의 성장기에 알맞은 균형잡힌 영양의 공급을 위해 품질이 우수하고 안전한 농·수·축산물의 생산·가공·유통 및 소비의 촉진이 도지사의 책무인데 지역사회의 경제를 위하여 그 지역주민의 다수가 참여하는 친환경농산물 자조단체의 급식납품에 대해 일부 품목을 분리유도했다는 이유로 과실이 있다고 하는 것은, 지역의 특수성이나 경남도의 친환경농업 장려 정책과도 대치되는 처사라 볼 수 있다.
타지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인천시 서구는 올해 학교와 보육시설 등 146곳에 인천지역 친환경 쌀이나 2등급 이상 한우, 무항생제 계란을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중학교 무상급식 확대에 따른 21억100만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했고, 초등학교 무상급식에 36억9천100만원, 친환경 우수 농·축산물 지원사업에 5억4천500만원을 편성하는 등 올해 학교급식에 63억3천700만원을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전북의 경우엔 친환경 쌀이 제주도 학교급식에까지 공급되는 실정이다. 제주도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851개소 11만3천448명에 전북도의 친환경 쌀이 공급된다. 올해 공급량은 800톤으로 제주도 학교급식 소요량 1천600톤 중에서 전북지역 친환경 쌀이 50%를 차지하게 된다.
이렇듯 다른 지자체들은 적극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공급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독 경남도만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 법의 잣대만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재료의 안전성 확보, 생산자의 안정적 수입보장, 아이들에게 평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제공 등을 위해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폭넓은 아량의 행정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행정력과는 별개로 학교급식시설이나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학부모가 참여하는 점검을 수시로 한다면 보다 투명한 학교급식이 이루어지리라 본다. /차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