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크 투어리즘이다-차성민
현대사회는 수많은 여행테마들이 있다. 풍경만을 즐기는 단순한 의미의 여행에서부터 체험여행, 맛집여행, 배낭여행 등 온갖 종류의 여행들이 있지만 특별히 다크투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다크투어란 전쟁이나 학살 등의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인 장소 또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당했던 재난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이다. 달리 말하면 역사교훈여행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이러한 의미의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는 용어는 1996년 「International Journal of Heritage Studies」라는 잡지의 특집호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널리 사용되었다.
대표적인 다크투어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400만명이 학살당했던 폴란드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이곳은 현재 박물관으로 바뀌었는데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생체실험실·고문실·가스실·처형대·화장터와 함께 희생자들의 머리카락과 낡은 신발, 옷가지가 담긴 거대한 유리관 등을 살펴보고, 나치의 극악무도한 잔학상을 기록한 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 그밖에 미국 9·11테러가 발생했던 뉴욕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원자폭탄 피해 유적지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약 200만명의 주민이 학살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장소는 한국전쟁을 전후로 수만명의 양민이 희생된 제주 4·3사건의 실상을 알려주는 제주 4·3평화공원을 비롯하여 국립 5·18민주묘지, 거제포로수용소,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비무장지대(DMZ) 등이 있다.
이러한 역사여행을 통하여 아픈 과거를 반성하게 됨으로써 현재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며 자신의 삶에 대한 더욱 강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보다 신중하고 사려깊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이러한 예로써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원자로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는 경험이 부족한 야간 교대조가 원자로의 안전시스템을 시험하던 중 발생한 것이었다. 이것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로 인한 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전쟁을 제외하고는 20세기 최대·최악의 사고인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안전에 대한 더욱 각별한 경각심을 부여해준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8년 국보 1호인 숭례문 화재를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재를 잃은 것은 안전의식이 부재한 가운데 낳은 크나큰 손실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건들을 통하여 과거를 철저하게 돌아봄과 동시에 빈틈없는 대비책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교훈적인 내용을 가진 다크 투어리즘도 조금의 문제점은 있다. 다소 어둡고 슬픈 다크투어를 이익추구의 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가는 이윤추구를 위해 관광지에 방문한 여행자들의 감정에 호소하여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뉴욕의 9·11 테러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활발하게 상업적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재방문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또한 아픈 과거를 관광상품화하여 관광객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슬픔을 배로 만드는 꼴이 되어, 오히려 희생자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그리고 인근지역의 주민들에게는 관광지화 되는 것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그저 외부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다크 투어리즘은 분명 역기능보단 순기능이 더 많다고 본다. 그러하기에 역사교훈여행의 참의미를 깨닫고 이 여행을 통하여 얻게 되는 본질이 퇴색되지 않기를 본보 기자는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