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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문화원회원 단종의 유배지 영월을 찾아서 (2) – 이병생

이병생
합천문화원향토사 연구소장

단종역사관에서 500m쯤 위로 올라가면 단종의 능 장릉(세계유산사적 제196호)이 있는데, 이 장릉은 단종이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죽은 단종의 시신은 수습되지 않고 동강에 버려졌다. 아무도 시신을 거두는 이가 없었다. 세조가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엄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단종은 죽은 후에도 편안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영월지방의 호장이었던 ‘엄흥도’가 목숨을 걸고 동강에 버려진 시신을 거두어 지게에 지고 동을지산 능선을 오르다, 노루가 잠자던 자리에 눈이 쌓여 있지 않는 것을 보고 그 곳에 시신을 암매장 했다. 세월이 흐른 뒤 영월에 부임하는 군수들이 줄줄이 죽는 괴이한 일이 발생한다. 누구도 영월군수로 오려고 하지 않았는데 ‘박충원’이라는 사람이 용기를 내어 부임했다. 어느 날 박충원의 꿈에 단종의 혼령이 나타나 산속에 묻힌 사실을 알려주었고, 그곳을 수색한 결과 단종의 시신이 발견되어 봉분을 정성스레 조성했다. 그 후로 영월군수가 변을 당하는 일이 없어졌고 영월 땅도 평안했다고 한다.
중종 이후 조정에서 단종의 제사와 무덤 조영에 대한 의견이 나와 선조 13년(1580년) 김성일, 정철 등의 장계로 영역을 수축하고 상석, 표석, 장명등, 망주석을 세웠다. 숙종 24년(1698년)에는 단종을 복위시켜 그의 무덤을 장릉이라 했다. 죽어서도 한을 풀지 못했던 단종이 숙종에 의해 241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내려오면서 단종역사관을 들렀다. 2002년 문을 연 단종역사관은 조선 제6대 왕인 단종의 생애와 사육신의 충절을 되새기기 위하여 세운 전시관으로 단종이 잠들어 있는 세계유산 조선 왕릉 영월장릉(사적 제196호)내에 위치해있다.
외관은 전통한옥으로 건축되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며 1층은 주제별로 전시실이 마련되어 단종의 세자 즉위에서부터 단종대왕으로 복권되기까지의 일대기를 차근차근 볼 수 있다. 지하로 내려가면서 특별전시실과 단종유배길, 단종문화재에 관한 자료, 제사의 궁중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을 둘러 볼 수 있다. 중식 후에는 한 많은 청령포를 들렀다. 영월군 남면 광천의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단종의 유배지도 2008년 12월 국가지정 명승 제50호로 지정되었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청령포까지 3분 남짓 걸린다. 맑은 강물과 빽빽하게 늘어선 소나무가 유배지가 아닌 유원지 같은 느낌을 준다.
어디까지나 청령포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곳에 갇혀 꼼짝 할 수 없었던 단종에게는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았을 터! 배에서 내려 소나무 숲에 발을 디디면 단종을 따라온 궁녀와 관노가 생활하던 행랑채가 보인다. 그 옆에 단종어소가 있다.
단종어소는 육간대청처럼 큰 기와집이다.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이 이처럼 좋은 집에서 기거했다는 것이 어쩐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홍수에 떠내려간 건물을 승정원일기에 따라 1996년 새로 지으면서 제대로 된 고증 없이 올린 느낌이다. 단종어소 방안에는 단종의 유배생활을 짐작하게 해주는 인형과 물품이 전시되어 있다.
단종어소 앞에 ‘단묘재본부시유지’라는 비가 1763년 세워진 것으로 영조대왕의 친필로 음각되어 있다. 담장 밖에는 단종어소를 향해 절을 하듯 굽은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지금의 장릉에 묻은 엄흥도의 충절을 기려 ‘엄흥도소나무’라고 불린다
단종어소를 나오면 수령 600년으로 추정되는 관음송이 웅장하게 서 있다. 키가 30m에 달하는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소나무 중 가장 키가 크다.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하여 볼관(觀), 소리음(音)자를 써서 관음송이라 이름 붙였다.
뒷산 계단을 따라 오르면 단종이 정순왕후를 그리며 막돌을 주워 쌓아 올렸다는 망향탑이 층암절벽 위에 애처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단종이 유배생활의 한을 달래기 위해 자주 오르던 노산대도 볼 수 있다.
계단을 내려오면 “동서로 300척, 남북으로 490척은 왕이 계시던 곳이니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쓰인 청령포금표비가 있다. 이렇게해서 장릉과 단종역사관 청령포를 둘러보았는데 오늘 영월을 찾은 것은 단종의 유배생활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하루가 되지 않았나 생각되며 지난날의 역사를 뒤돌아보는 유적지 탐방으로 아주 뜻있는 문화원 사업이라 생각되며 하루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내년에는 더 좋은 곳을 찾을 것을 약속하며 청령포에서 각자 해산하여 무사히 귀가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