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산 – 윤한상
윤한상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합천지회사무국장
갈마산은 우리 합천의 남산이다. 주로 합천읍민들이 운동 삼아 매일 오르는 규모가 작은 산이지만, 65세 이상은 가지마라 할 정도로 지형이 험준하다. 군소재지 합천읍과 용주 대양 율곡 4개 면을 접하고 그 중앙에 우뚝 솟아 합천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오고 있다.
갈마산 아래 남정교는 합천의 관문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 따라 넓은 고수부지에 조성되어 있는 여러 개의 축구경기장에는 전국고교생 축구대회와 여자축구대회 등 전국규모의 체육행사가 매년 개최되면서 황강을 품고 있는 우리 합천의 풍부한 자연환경은 태마파크와 함께 이제 전국의 문화를 담고 흐른다.
합천읍에서 갈마산을 오르려면 사철 출렁거리는 황강의 명품 145개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가뭄으로 전국이 아우성쳐도 언제나 푸른 물결이 출렁거리고 정다운 징검다리 사이로 물고기들이 힘차게 튀어 오르는 것을 보면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푸른 숲 맑은 물 아름다운 합천을 새삼 느낀다.
징검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갈마산을 직행하는 길과 강변 따라 조성되어 있는 편백나무 길을 한참 걸어 반대편에서 오르는 두 갈래 길이 나온다. 바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많고 가파르다. 반대편에서 오르는 정상까지의 1km 등산길은 오르막이 5단계로 되어 있는데 절묘하게도 합천 명산들의 종합 축소판처럼 다양한 낭만과 형태를 갖추고 있다.
처음 시작되는 오르막은 가파른 형세가 꼭 악경산의 험준함 같다. 급경사 오르막을 이마에 닿으면서 오르고 나면 약간의 평지를 지나 또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길은 형세가 다소 부드러워 금성산을 오르는 기분을 느낀다. 울창한 솔 향의 상쾌한 기운을 받으며 평지 능선을 지나 다음 오르막길은 가장 완만한 형태로 황매산의 부드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 단계를 지나서부터는 깎아지른 듯 칼등 같은 바위능선 따라 우리 고유의 소나무들이 내뿜는 솔 향의 피톤치트가 온 몸을 감싸며 하늘과 땅의 정기가 맞닿은 가야산 태고의 정기를 느끼게 한다.
솔숲으로 덮인 4번째 단계를 오르고 곧바로 이어지는 마지막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눈 아래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경이 구름 속에 우뚝 솟아 천하가 눈 아래로 장엄하게 펼쳐지는 매화산 정상의 등정을 느끼게 한다. 저 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황강의 맑은 물결이 합천읍과 임북공단을 감싸 돌면서 넓은 강변에 금빛모래가 반짝거리는 풍경은 해변의 휴양도시처럼 깨끗하고 아름답다.
합천의 젖줄 황강의 중앙에 우뚝 솟은 갈마산은 정상의 바위들과 소나무들로 둘러싸인 작은 운동 공간이 고향마을 동구 앞 같은 포근함과 정겨움을 주면서 수천 년 문화가 면면히 이어가도록 합천의 안녕과 민안을 염원하며 억만년을 꿋꿋하게 지켜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