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장풍득수 120번째 이야기 – 진대수
조상의 기(氣)를 받으려면 매장(埋葬)을 해야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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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재판의 70%는 산송(山訟·묘지재판)이었다고 한다. 묘지를 쓴 명당 근처에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묘를 쓴 경우 벌어지는 재판이다. 명당을 찾는 조선시대 사람들은 장풍득수의 힘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풍수는 오랜 역사의 산물 중 하나이다. 현대에 와서도 아직 사람들은 명당을 찾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풍수가 왜 중요한지, 세상의 이치와 풍수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풍수는 부(富)와 복(福)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요즘에는 매장보다는 화장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사회적인 추세이기도 하지만 생명존중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풍수적 사고의 불신감이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매장은 풍수적으로 많은 뜻을 담고 있는 장례문화이다.
최초의 풍수경전인 금낭경(錦囊經)에서 풍수의 어원은 장풍(藏風)과 득수(得水)라 했다. 장풍이란 터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산들이 외부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며 땅 속에서 분출되는 기(氣)가 바람에 흩어지지 않도록 감싸주는 형국이다. 득수란 물을 얻는다는 의미인데, 터를 중심으로 지당(池塘)을 이루거나 주변에 물길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풍수적으로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생태공간을 위한 필요한 요소이고, 또 재물을 상징한다. 땅속에는 기가 흐른다. 이러한 기가 머물 수 있는 곳은 장풍과 득수가 잘 이루어진 곳이다. 이런 곳을 길지(吉地)라고 칭한다.
금낭경의 첫 구절은 장자 승생기야(葬者 乘生氣也)로 시작한다. 장사를 지내는 것이 생기를 탄다는 뜻이다. 여기서 장사는 매장을 말한다. 부모의 유체를 길지에 모시면 동질의 DNA를 갖고 있는 후손에게 좋은 지기(地氣)가 전해진다. 장풍과 득수가 이루어진 곳에 장사를 지내면 땅속에서 지기가 머물면서 발복이 이루어지고 생기를 받는 음택(陰宅)공간이 된다.
음택 공간의 명당요소를 갖추려면 반드시 매장을 해야 한다. 용맥(龍脈)이 이어진 곳에 유체(遺體)를 모시며 생기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장풍과 득수가 이루어진 곳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의 장의문화는 화장 비율이 80%를 넘어선다. 시신을 자연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분쇄된 유골을 그대로 납골당에 비치해 두고 있다. 음택 공간 선정의 어려움과 차후 후손들의 관리상의 문제점 및 사회적인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그냥 시신을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혹자는 예전의 매장문화로 인해 산천이 황폐해졌다고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매장문화로 인해 뭇 산들이 봉분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의 분묘가 자연스럽게 남아 있거나 풍화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분묘가 있던 산들은 본래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납골당, 또는 개인 사찰과 암자 등에서 수목장을 조성하여 운영하는 경우에 혹여 신도가 없어 절이 없어지게 된다면 차후에 절에서 유골이 방치될 수 있다. 이는 후손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