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장풍득수(藏風得水) 이야기(124) – 진대수
패철(佩鐵)로 길흉 판단하는 이기풍수론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010-2624-3694)
풍수학에는 형기풍수론(形氣風水論)과 이기풍수론(理氣風水論)이 있다. 형기론은 산세의 모양이나 형세상의 아름다움을 유추하여 혈이 맺힌 터를 찾는 방법론이다. 임신한 여성은 보통의 여성보다 배가 부르듯이, 혈이 맺힌 장소는 다른 장소와 분명히 다른 특징이 있을 것이다. 그 특징을 이론화하고, 산천 형세를 눈이나 감(感)으로 보아 이론에 꼭 맞는 장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형기론은 혈이 맺힐 수 있는 조건을 간룡법(看龍法)과 장풍법(藏風法), 득수법(得水法)으로 나뉘어 계승발전하였다. 간룡법은 용맥이 전진하는 형세가 상하좌우로 힘차게 꿈틀거리며 뻗어나간 것이 지기 역시 강하게 흘러간다고 본다. 그런데 용맥을 타고 흘러가던 지기는 물을 만나야 더 이상 전진치 못하고 멈추어 응집한다. 만약 물을 만나지 못하면 지기는 계속 흘러가 버려 혈을 맺지 못하니 득수는 결혈(結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리고 혈에 응집된 지기는 바람이 불어오면 흩어짐으로 사방에서 바람을 막는 사신사의 형세를 갖춰야 길하고 이것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이 장풍법이다. 즉, 패철을 이용해 방위를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용(龍), 혈(穴), 사(砂), 수(水)의 모양과 형세를 눈으로 본 후 그들이 조화를 가장 잘 이룬 곳을 혈처로 정한다.
그 결과 형기풍수론은 좌향을 놓는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고, 패철에 의해 판단된 방위도 기록되지 않는다. 이기풍수론은 땅에 혈을 맺어놓은 주체인 바람과 물의 순환 궤도와 양을 패철(佩鐵)로 살펴 혈을 찾는다. 현장에 서서 지형과 음기(陰氣)를 변화시킨 바람과 물(양기)이 최종적으로 빠지는 방위를 살펴 파(破口,水口)를 정하고, 혈장으로 뻗어온 내룡의 입수를 마디마디 살핀 후 국(局)에 따라 12포태법으로 생왕사절(生旺死絶)을 격정한다. 또 양기가 생겨나는 득수(得水)의 방위를 측정한 다음 양기 중에서 가장 길한 양과 세기를 얻을 수 있는 방위를 88향법에 맞춰 입향(立向)한다.
그럼으로 이기풍수론은 감으로 혈을 찾는 형기론보다 더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며 패철로 국을 판단한 다음 산줄기와 물의 길흉을 판별해 혈을 정하니 풍수론 중에서 설명이 가장 가능하다. 여기서 물은 비단 자연의 물(구름, 지표수, 지하수)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정적(靜的)인 땅을 기계적, 화학적으로 변화시키는 동적(動的)인 양기의 총칭이다. 바람까지 포함하며 물이 우측에서 시작해 좌측으로 빠지면 우선수(右旋水), 좌측에서 시작해 우측으로 빠지면 좌선수(左旋水)라 하여 입향에 참고한다. 그럼으로 이기론에 맞춰 혈을 정하거나 또는 장소의 길흉을 판단할 때면, 수구의 방위인 파구(破口), 혈장으로 입수한 내룡의 방위, 양기가 발생한 방위인 득수(得水), 또는 길한 양기를 얻고자 하는 방위인 좌향(坐向)과 좌우선수의 판단이 필요하다. 거거거중지관산(去去去中知觀山), 행행행리각산리(行行行裡覺山理)라 하여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산의 모양을 알 수 있고, 행하고 행하고 행하는 속에 산의 이치를 깨닫는다. 이 풍수시(風水詩)는 풍수지리를 배우는 동호인(同好人)에게 일깨워주는 좋은 명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