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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장경세계문화축전 현장 표정 스케치 – 이성동 논설위원

‘2017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지난 10월 22일 개막식을 연 후, 기대치 70만명에 못미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며 전시관과 이벤트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올해 축전은 대장경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알리고 새로운 천년을 열어 나가자는 취지로 17일간 개최되었다. 팔만대장경의 한글화 및 디지털화 작업, 동판 대장경판 제작 등 팔만대장경의 미래를 향한 보존 노력과 5D 애니메이션 등 어린이들이 오감으로 체험하며 대장경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세 번째로 열린 행사이고 전시 내용도 예년과 비슷한 만큼 한 번쯤 다녀간 사람들은 외면할 법도 하지만 금년행사까지 세 번 모두 다 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금년 행사에만 아이들과 함께 두 번째 왔다고 말하는 열성 관람객도 있었다.
이렇게 가열되는 대장경축제 분위기 속에 지난 11월 3일 오후 한 시경 70만명 째 출입구를 통과한 사람은 러시아 여성이었다. 마지막 날인 11월 5일에는 관람객이 112만명을 돌파하여 예상을 뒤엎고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금 전국적으로 지역별 축제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열리고 있어, 관람객들이 분산되고 있는 가운데도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날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은 대장경테마파크 관문인 야로 해인사IC 입구에서부터 행사장 주변에까지 아름답게 수놓은 가을국화향연이 길 양쪽 연도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어서 깊은 감명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행사장 안팎에는 김영환 장군 기념코너, 신왕오천축국전, 애장왕이 해인사에 머물며 마셨다는 어수정(御水井) 등 새롭게 선보인 코너도 있고, 예년과는 다른 합천의 관광명품 영상테마파크와 청와대 세트장을 포함해 소리길, 마애불과 해인사 일원을 1만원 입장권 한 장으로 모두를 둘러볼 수 있는 메리트가 한 몫을 하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나라 기록문화의 정수인 대장경진본 8점 전시를 비롯한 다채로운 전시와 음악, 공연, 체험프로그램 등이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이번 대장경 축전에서는 이수희 팔만대장경예술대전 운영위원장과 이영진 추진위원장 및 추진위원들이 서예, 서각 등을 중심으로 한 1,162점의 전국 작가들의 작품을 모으고 전시하는 한 마음 노력의 결실로 세계교류관 2층에 특별전시실을 마련하고 제1회 팔만대장경전국예술대전을 열어 이번 행사에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되었다. 이들 전시관들을 한번 쭉 둘러보면 우리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관람객들의 표정 또한 하나 같이 밝고 화기애애했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에서도 대장경 핵심가치를 전시한 곳은 물론 ‘천년관’이지만, 필자가 둘러보고 가장 감명을 받은 전시관은 기록관이다. 예년에 본 것들이지만 보고 또 보아도 감격스러웠다.
기록관에 들어가면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보다 더 위대한 탐험가를 만난다. 16살에 당나라로 가서 인도의 승려 금강지(金剛智)의 제자가 되고, 스승의 권유로 인도 구법(求法)의 길에 올라 자신이 본 새로운 세상을 727년 ‘왕오천축국천’에 담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 한반도 최초의 세계인이자 탐험가로 불리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새롭게 구성하여 소개한 ‘신왕오천축국전’은 미지의 세계를 밝히며 걸어갔던 혜초의 탐구정신과 통일신라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거를 지나, 현재를 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선조들의 삶을 기록으로 전시해 놓아, 이것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록의 소중함과 무한한 가치를 느끼게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이 전시관에는 목판인쇄본 ‘팔만대장경’은 물론, 세계최초의 활자체를 만들어 독일 쿠덴베르크가 개발한 성서활자체보다 78년 앞서 만든 불전(佛典)으로 엮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과 일본이 세계 최초로 간행했다고 주장하는 ‘백만탑다라니경 인쇄본’보다 19년 앞선 목판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인쇄본’ 등 소중한 우리의 기록문화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누가 우리나라를 제쳐놓고 일본이 세계 제일의 ‘기록문화 종주국’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우리나라 기록문화의 정수(精髓)를 지방축제로 전시한 곳은 단연 합천이 유일하다.
2017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방송, 미디어 등을 통해서 전국에 알려지면서 많은 인파가 몰려오고 있는 때를 맞추어, 하창환 군수가 지난 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소비자의 선택 브랜드 대상’에서 지역축제부문 대상을 수상하여 이번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더욱 빛을 발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며 동분서주했던 관계기관과 안전지도를 했던 경찰관들, 행정지원을 했던 공무원 및 자원봉사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일궈낸 결실로써 이번 행사가 세계문화축전으로서의 그 위상(位相)을 한층 더 다져가고 있음을 현장에서 보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