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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訪韓) 의의와 성과 – 권해조 논설위원

한반도 안보불안 불식시키는 전환점이 되길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8일 한국을 국빈(國賓) 방문하였다. 이번 방한의 성과와 의의는 대단히 크다. 먼저 첫 행사로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었다. 험프리스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상징(symbol)으로서 두 대통령이 한미 양국 군인들 앞에서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였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7일 오후에 열린 한미정상회담과 8일 국회 연설이었다.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북핵, 한미 FTA 개정 등 핵심의제를 논의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양국은 단순한 오랜 동맹국 이상’이라고 하면서 ‘한국은 내게 굉장히 중요한 국가로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코리아 패싱을 일축하였다. 그리고 현재 3척의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이 한반도 인근에 배치되어 있으며 실제로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경고하였다. 그리고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해결을 위한 협력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특히 우리가 그동안 희망해 왔던 한국의 미사일 중량제한을 완전히 없애기로 하였다. 이로써 우리의 미사일 성능을 대폭 개선하여 대북억지력향상을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우려했던 통상관련 요구는 없었으며, 그동안 한국에 판매 금지되었던 미국의 첨단무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성과이다. 미국이 무기를 팔아먹기 위한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PAC – 3와 SM – 3의 조기구매, 핵잠수함 조기 지원 등으로 우리의 KAMD체계의 조기 구축과 국방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요구한 미군의 전략자산 상시배치가 합의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다음은 국회연설이다. 미국 대통령으로 24년 만에 실시한 연설로 예상과 달리 26회의 박수갈채를 받을 정도로 완벽했으며, 주요언론들도 ‘국가지도자의 확고한 소신과 명료한 언어’를 보여준 명연설로 보고 있으며, 혹자는 미국제일주의를 부르짖는 미국의 무명 정치인이 세계적인 정치가로 올라서는 잠재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연설 주제는 ‘힘을 통한 평화’로 한국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북한체제에 대한 선명한 규정으로 6·25 전쟁이후 남북한이 걸어온 길을 비교하면서 남한의 정치경제성장을 극찬하면서 북한을 ‘지옥, 감옥국가’라며 맹비난을 했다. 또한 ‘북한 독재체제의 지도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반도에 왔다’며 35분 연설에서 24분을 북한 체제와 인권확대실태를 비판하는데 집중하였고, 북한정권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식 통일임도 지적하였다. 그러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미국과 동맹국이 위협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대북지원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강력히 비판하였다. 북한은 9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38선을 ‘기적이 멈춘 선’으로 연설한 것에 대해 ‘원한의 38선은 미국이 그었다.’고 받아치면서 미국이 제멋대로 38선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절반 땅을 강점했다고 비난하였다. 그리고 조선의 분열은 철천지원수인 미제가 우리 인민 앞에 저지른 가장 큰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라 주장하면서 광화문 반미집회현장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했다.
출국 전 계획된 두 정상의 비무장지대 방문은 짙은 안개로 중단되었지만 도착부터 마지막 국립묘지방문까지 국빈방문에 맞는 의전과 철저한 제반 준비로 성공적인 방문을 마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의장대 환영행사, 정성을 쏟은 만찬과 좋은 공연 등에 감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만찬장에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 이용수 할머니를 안아주는 모습도 돋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월 5일 하와이 미 태평양 사령부를 방문을 시작으로 6일 미일, 7일 한미, 8일 미중 연쇄 정상회담을 하고, 10~11일 베트남 다낭 APEC에 참석하고 필리핀을 들려 귀국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 후(後)전략의 출발점이라 볼 수 있다. 트럼프 방문을 앞두고 지난 10월 31일 외교부가 ‘한중관계 개선 협의 결과’라며 사드추가배치 불(不)검토, 미사일 방어(MD)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추진 등 이른바 3불 입장 표명으로 우리의 안보전략에 스스로 족쇄를 채운 굴욕적인 협상으로 미국에도 불쾌감을 주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11월 11일 한중 정상회담으로 당분간은 한미중간 오해는 사라진 느낌이다.
앞으로 과제는 우리 외교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이다. 미중간의 치열한 패권경쟁 속에 우리의 국익증진을 위해 상호 견제하면서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는 미중이 다 중요하다. 그러나 한미 안보동맹이 우선이고 한중 경제문제는 차선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확인하였고, 특히 국회 연설을 통해서 미국의 대북정책의 정당성과 대북정책의 목표가 협상을 통한 비핵화를 분명히 했으며,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정책의 비판을 불식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아무쪼록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안보 불감증을 불식시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