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다문화라는 프레임에서 탈피하자 – 차성민 기자의 취재노트
2016년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외국인 고용실태에 의하면 외국인 경제활동 인구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2017년 말 기준,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현황을 살펴보면 다문화가구를 형성하는 결혼이민자 및 귀화자들은 약 31만명에 달한다. 합천의 경우에도 다문화가정이 274가구에 달하며, 이들이 국내에서 출생한 자녀들도 269명이나 되니 합천의 인구절벽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이다.
이처럼 한국 내에서의 외국인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성가족부의 ‘2015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1만8000여 가구 가운데 40.7%가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였다고 하니 외국인에 대한 우리들의 획기적인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결혼이민이나 외국인노동자들의 한국인과 결혼 등으로 인해 다문화가정이 급속도로 늘어가고 있지만, 이들 중에는 가족해체나 가족위기를 겪고 있는 가정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다문화가정에서는 자살, 이혼, 가출, 자녀양육 소홀 등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언어소통 미숙, 문화의 차이, 주변인들과의 관계고립 등을 들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피부색 등으로 인한 인종차별을 겪게 되는 심각한 지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10년 전, 묘산면 어느 마을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 정신질환 남편과 3살 딸을 두고 저수지에 투신자살을 한 적이 있었다. 이는 아마도 문화적 괴리와 모국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합천읍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여성 모씨는 자국남자와 내연관계에 놓이며 두 자녀와 남편을 두고 가출을 했다. 그리고 한 다문화가정은 가정위기를 겪으며 이혼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다문화가정이 증가하게 되면서 문화적 다양성이 확대되는 등의 순기능적인 측면도 있지만 가정해체, 폭력과 같은 가정사로 인한 범죄, 가정결손으로 인한 자녀들의 사회화교육 부족 등 사회적 분열에 대한 역기능적 요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현재 합천군에서는 경찰서 등과 연계해 가정문제를 광범위하게 상담하고 있다. 언어교육은 물론 직장교육, 관계개선교육, 취업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위기가정을 위해 부부캠프, 배우자교육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교육과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는 군민들도 있다. 과연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대한 실질적 이용률은 얼마나 되는 것인지에 대해 고개를 꺄우뚱거리게 만든다고 한다. 가정상담소에서 관련 업무를 보았던 관계자는 “다양한 교육만 할 것이 아니라, 다문화가정을 둘러싼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한 군민은 “교육이다 행사다 뭐다 해서 불필요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치중하여 실적쌓기에만 혈안이 된 전시행정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한다.
이러한 여론에 대해 합천군 직영 합천군다문화지원센터에서는 “우리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 및 관찰을 통해 최대한의 정책적 배려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개인의 가정사에 관한 은밀한 부분이기에 쉽게 얘기를 드러내지 않는 한계가 있다.”며 상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문화가정. 이제 더 이상 이들은 소외되거나 등한시 되어지는 사회계층이 아니다. 다문화라는 프레임에 가두어서 그들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축이며, 더불어 살아가야 할 같은 국민으로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다문화가정의 문제점을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하여, 양질의 서비스 제공과 함께 지역사회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