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수의 야생화 편지 – 얼레지
節介의 女王 얼레지
봄꽃 중 가장 화려하게 피는 들꽃으로 얼레지를 추천한다면 異議를 달 사람이 적을듯하다.
그런데 이런 얼레지를 두고 갑자기 절개를 왜 이야기 하는가?
그것은 이번 春分에 내린 눈 때문이다.
눈이 오지 않았다면 나는 얼레지의 저 꽂꽂한 허리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밤새 내린 백설의 동장군 앞에 만물이 고개 숙였건만 홀로 허리를 곧추 세우고 꽃대를 달고 있는 저 자태를 보라.
강풍에 간판이 날아가고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했건만 어떻게 저 가날픈 줄기로 우뚝 서 있을 수 있었을까?
내편만 살아남고 남의 편은 적폐인 세상을 비웃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