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유림의 거장, 추연 권용현 선생의 향례 봉행
지난 10일 오전 10시, 합천군 초계면 유하리 소재 태동서원(泰東書院)에서는 추연(秋淵) 권용현 선생 향례가 봉행됐다.
이날 향례는 초헌관 이명재, 아헌관 김재경, 종헌관 권동술, 집례는 정옥영, 축 하일규 등 합천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유림과 후손들이 함께 하여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되새겼다.
태동서원은 영남유림의 거목인 한학자 추연(秋淵) 권용현(權龍鉉, 1899~1988) 선생을 기리기 위해 후학들이 뜻을 모아 창건한 서원이다. 또한 유학자를 배향하기 위해 서원을 지은 사례는 중재 김황(1896~1978)을 기리는 도양서원 이후로는 처음이다. 향례는 매년 음력 3월 25일 오전에 지낸다.
한편 태암산 동쪽이라는 뜻에서 이름을 딴 태동서원은 동양의 도를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태동서원은 전통사원 건축양식에 따라 교육장소인 강당과 기숙사인 서재를 갖추고 있으며, 위패를 모신 사우(祠宇)를 제외하곤 단청이 없다. 왜냐하면 궁궐이나 사찰과 달리 유가의 건물에선 꾸밈없는 소박함과 고고한 선비정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추연 권용현 선생은 기호학파의 태두인 율곡 이이와 우암 송시열의 학맥을 이어 발전시킨 근대 유림의 대학자이다. 생전에 선생은 시류를 따르라는 주위의 권고에 굴하지 않고 “죽을지언정 다른 뜻을 가지지 않겠다.”며 전통 유학자의 길을 고집했다. 또한 평생을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하였고, 말년에는 후학들이 마련해준 태동서사에서 수많은 문하생들을 길러냈으며, 1988년 89세로 타계했을 당시, 전통 유림장(儒林葬)으로 치러져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선생의 정신과 학문적 업적들을 이어받아 후손들 중에는 2016년 총선에서 합천·산청·함양·거창 지역구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인 권문상 변호사가 있으며, 그와 사촌지간인 권우상 변호사, 추연선생 증손자 권영지 변호사가 있어 법조가족을 이루고 있다. /차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