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바위 얼굴과 선거 – 임장섭 전 합천교육장
미국의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이 만년에 쓴 단편소설 ‘큰바위 얼굴’이 있다. 남북전쟁 직후 어니스트 소년은 어머니로부터 바위언덕에 새겨진 큰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설을 듣는다. 어니스트는 커서 그런 사람을 만나보았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자신도 어떻게 살아야 큰 바위 얼굴처럼 될까 생각하면서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간다는 줄거리의 소설이다.
다가오는 6월13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선거일이 코앞에 와 있다. 나는 그날 어니스트처럼 큰바위 얼굴을 닮은 이를 기다려본다. 어디 이러한 소망이 나 뿐이겠는가. 분명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심정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모든 출마자가 큰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은 자기라며 외쳐 된다. 마치 자기가 아니면 나라가 어렵고 지역의 발전이 퇴보하는 양 말이다.
그럼 우리 선량한 유권자는 큰바위 얼굴을 닮은 후보를 어떻게 분별하여야 할까. 먼저 후보자들을 정확히 알기위해 후보자에 관련된 정책과 공약 등의 유인물을 꼼꼼히 살펴야한다. 거기서 후보자들의 살아온 과거의 경력을 살펴서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의 능력, 식견, 인품을 갖췄는지를 보고 그들의 역량을 짐작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또한 그들이 정책적 창조성, 사회적, 도덕적 자질과 인간적 매력, 지적 능력을 챙겨볼 일이다. 또한 국민의 의무를 다하여 지도자로서 허물이 없는가도 봐야한다.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전과 중에 탈세와 사기, 폭행, 음주운전 등 몰염치범은 자격에 의문이 간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또한 그들의 유세와 토론회를 들어 참고해볼만 하다. 말을 보면 사람이 보이고, 용어를 보면 그 분야를 알 수 있다. 레토릭(rhetoric. 말)은 현실의 역설(逆說)인 경우가 있다. 불량 식품이 ‘건강’을 강조하듯 자신의 약점을 보완, 은폐하는 자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유세와 토론회를 보면 공약을 공부하고 준비된 것인가 아닌가도 알 수 있다. 출마자들이 살아온 과거 평판에도 귀를 기울여 보아야 한다. 그리고 출마자를 에워싸고 보호하는 자들도 눈여겨 보았으면 한다. 그 사람이 어떤가를 알고 싶으면 주변의 사람을 보면 알 수 있으리라.
4028명의 지역 일꾼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는 총9363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자들의 공약은 물론,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유권자가 상당수라는 우려가 많다. 선거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모든 것은 사람에 있다. 역사의 흥망성쇠도 지도자가 누구였느냐에 있었다. 작은 마을, 시도(市道)를 비롯한 지자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때 우리를 감동시킨 장성군을 보자. 주식회사 장성군 CEO인 김흥식 군수는 규정과 관례의 벽을 무너뜨려 삼성전자와 LG 등 많은 기업을 유치하고, 대한민국에 희망을 안겨주었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많은 유권자들이 무관심한 것 같다. 참으로 안타가운 일이다.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교육이 사람을 바꾼다. 사람을 만드는 교육의 수장을 뽑는 일이 얼마나 중한 일인가. 교육을 ‘백년지계 막여수인(百年之計 莫如樹人)’이라 했다. 즉 ‘백년을 위한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것만 한 게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고 잘사는 것의 원동력은 교육에 있다고 본다.
정치 문화가 변화하였으면 좋겠다. 대체 정치가 무엇인가. 국민을 편안하게 잘 살게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최근의 정치를 보면 국민을 불안하고 염려스럽게 한다. 정치가 국민수준은 고사하고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편협되고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정치인들이 우려할 만하다. 국민이 정치인들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실정이다. 정치의 근본은 공공성(公共性) 실현에 있다. 그런데 국회의원의 갑질이 보통이 아니다. 보좌관들의 월급을 상납받고, 자기자녀를 위해 로스쿨에 압력 넣고, 국회에서 카드단말기로 책값수금하고, 민의의 전당 의회에서 삿대질, 공중부양, 전기톱, 정, 최루탄이 우리 국민을 눈물나게 한다. 그럼에도 반성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의원은 없어 보인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수준을 가르는데 말이다. 이러한 일들이 어디 국회에서만 있겠는가. 지방정부, 의회서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을 일이다.
정치가를 영어로 politican, statesman으로 칭한다. 그런데 파러티션은 정치를 직업으로 하고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으로 본다면 스테이츠먼은 그야말로 국민에게 희생하고 봉사하는 애국적 정치가로 볼 수 있다. 우리 정치인들 중에 ‘statesman’을 그렇게 쉽게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표를 얻어 당선되고 다음 세대보다 다음 선거를 생각하는 세태 아닌가. 식견이 부족하고 열정이 별로면서 입신양명 욕망으로 어쩔 수 없이 선택되어 입만 열면 국민이고 애국한다는 위선자들이 아니던가. 그들은 표를 구걸할 때면 머슴의 자세지만 당선되면 유권자를 졸(卒)로 보고 종으로 여긴다.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있다. 비핵화와 남북관계, 물가고, 저출산, 높은 청년실업, 노인증가문제 등이 있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남남갈등, 소득격차, 비정규직문제, 교육정책문제 등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세가 혼세(混世)다. 나라는 온통 투쟁적이고 논쟁적이고 사생결단적이다. 여당이 야당 같은 소리를 해본 적이 없고 야당이 여당 같은 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정치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지만 그래도 정치가 아니고서는 사회현상들을 고칠 수 있는 세력은 없다. 해서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필히 참여하여 ‘주권위임계약서’인 투표용지에 주권행사를 하여야겠다. 나라와 지역의 문제와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을 신뢰, 감동시킬 큰바위 얼굴을 닮은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