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교육정책 소고

공원석
논설위원

어느 때인가 학부모가 참석한 대학입시설명회에서 한 강사가 “대입제도변경금지법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많은 학부모가 동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자주 바뀌는 우리 교육정책에 국민은 너무 힘이 든다고 한다. 한 집안에서 큰애와 작은애의 교과서가 다르고 대학입시제도가 너무 복잡해 자녀입시지도가 불가능하다고도 한다. 입시정책뿐만이 아니라 자유학기제, 인성교육법, 선행학습금지법 등 여러 가지들이다. 철저한 검증이 안 된 설익은 교육정책에 시달리는 오늘의 학교현장은 교육개혁에 대한 피로증으로 교육본질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시 등교제, 방학분산제, 자사고정책,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고교입시제도개선 등이 각 지역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바뀌어 지고 있으며 바꾸려고도 한다. 이와 같이 우리교육은 정권이나 교육감선거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정책이 남발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러다 보니 교육이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오년지소계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날에 학교개방을 강조하던 열린교육이나 무엇이든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던 교육정책 등이 실패한 경우를 밟아서는 안 된다. 그러하다면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교육정책남발을 없애기 위한 소견을 제안해본다.
첫째, 어느 나라이든 언제이든 학교교육이 추구하는 항존적 가치가 있다. 이 가치를 무시하고 변화만이 교육발전이라고 생각한다면 교육의 본말전도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교육에서 변화는 필요하나 일관성과 연속성과 안정성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긴 안목으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그에 따른 부작용의 검증과 대안마련이 꼭 있어야 한다.
둘째, 재정확보계획이 뒷받침되지 않는 교육정책공약은 금지시켜야 한다. 선거로 선출되는 사람들은 득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기 마련이고 유권자들은 이런 당의성에 빠져들기가 쉽다. 이 같은 악순환을 막으려면 선거공약에서부터 재원조달방안까지 입법화되도록 하는 내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지금 우리가 바라는 인성교육의 함양을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큰 틀을 바꾸어야 한다. 교과교육과 인성교육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아우러지도록 해야 한다. 학교의 존재이유와 목적을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가 공유할 때만이 공교육은 활성화된다는 것을 믿고 이에 기초한 교과와 인성교육의 틀을 찾아야 한다.
넷째, 국민적 대 토론을 통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구조가 필요하다. 프랑스나 미국의 대입제도의 큰 틀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그 나라의 사회구조에도 있지만 국민적합의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단체 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참여하는 조직을 구성해 개인생각이 아닌 국민대타협을 통한 교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바람직한 교육정책과제개발도 중요하지만 교육을 사회전체의 한 부분으로 다루는 더 큰 안목이 필요하다. 사회구조의 변혁 없이 교육정책의 변화만으로는 어떤 정책도 장기간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교육에서 바꾸어야 할 과제는 많지만 그 방법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의 모색에서는 학교교육의 항구적인 가치를 놓쳐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전제아래 사회변혁 속에서 국민의 합의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정책이든 장기간실험과 검증을 거쳐서 적용해야 한다. 선거로 선출된 정치인과 교육감은 임기가 끝나면 떠나지만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교현장에 남아 우리나라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것만은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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