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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운의 왕국 가야 (3) – 차세운 경북대학교 행정학 석사

가야사 복원지시에 대해 공약 측면에서 먼저 접근을 해 보았다. 우선 지난 대선공약에서 가야사 복원 지시에 대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 선대위 정책본부 기자회견에서 동부 경남지역에 대한 공약으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정이 들어있었는데, 이것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야 관련 사적 28곳 중 22곳이 있는 김해, 고성, 함안, 창녕, 합천 등의 가야권 유물과 유적을 발굴, 조사하고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이루어내 가야의 왕도였던 김해를 경주, 부여에 버금가는 ‘가야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공약에서는 호남지녁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고, 애초에 문 대통령이 천명했던 가야사연구를 통한 영호남 통합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의문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의원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언급하였다. 대선기간때 가야사 복원사업을 지역공약을 넘어, 영호남 화합을 위한 공통공약을 넘어, 영호남 화합을 위한 공통공약으로 채택하려고 했다. 대선기간에 섬진강에서 공통공약 발표회를 갖기로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의원은 “당시 여의치 못한 사정이 있어 섬진강에서 가야사 복원을 영호남 공통공약으로 발표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대체 그 여의치 못한 사정은 무엇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나름대로 조사를 해 봤지만 지자체나 역사학계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만 할 뿐 납득할만한 객관적인 이유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유를 아는 독자분이 있다면 제보를 바란다.
문대통령의 가야사 복원발언에는 김해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김해을), 민홍철(김해갑)의원의 영향도 있었다고 한다. 두 의원은 지난 총선 때 가야사 복원을 김해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은 이영식 인제대 교수의 조언 등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경수 의원은 “문 대통령이 원래 역사를 좋아하는데다 노 전대통령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이번 가야사 복원 지시를 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물론 김해지역 등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지시가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김경수·민홍철 의원을 비롯해 허성곤 김해시장이 더불어 민주당 소속이라는 배경을 두고 하는 얘기다. 허 시장은 김수로의 부인인 허황옥이 허씨 성을 두 아들에게 물려주었다고 전해지는 김해 허씨 출신이라고 한다. 이 같은 설화에 근거해 수로왕의 김해 김씨와 김해 허씨는 결혼하지 않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가야사 인식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유 석좌교수는 수년전 김해에서 “일본에 가서 가야사를 공부해야 할 정도로 국내에선 가야사 연구가 제대로 안돼 있다.”는 내용의 강연을 했다고 한다. 김경수 의원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을 문 대통령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 ’17. 6. 6)
한편, 2017년 7월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발간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지역과 일상에서 누리는 생활문화시대(문체부)의 하위항목에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까지 보면 가야사 연구에 대한 발언의 근거가 공약에도 분명히 천명이 되어있다. 추진력이 강한 정권초기에 이런 점을 특별히 언급해 준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가야사 복원의 연원은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대까지 가야한다. 문 대통령의 측근들은 두 전 대통령인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인식을 잘 아는 상태에서 가야사를 국정 과제화 했을 것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1290억원을 들여 김해 대성동 고분군 등 문화재 발굴 복원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교육부산하에 ‘가야사 복원 정책위원회’를 두고 학술회의를 열고 관련 서적을 간행하였다. 여기서 만들어진 연구성과들을 시민강좌를 통해 가야사를 시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예산의 상당부분은 토목 개발비로 사용되어 비판을 받았다. 김해 중심의 가야사 연구는 다른 가야권역 지자체들의 소외현상을 불러왔다. 김대중 정부의 요직에 있던 김종필 총리, 김중권 비서실장 모두 김해김씨로 수로왕의 후손이었다. 이러한 정황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야사 연구의 의도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2단계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부터 예산부족으로 착공조차 못한채 표류했다. 기존의 비판여론과 노무현 대통령의 출신지가 김해였던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수도 있다.
현재의 가야사 연구 지시에 대해서도 유사한 견해가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경남지역이 금관가야 등 옛 가야의 중심지가 속했던 지역이라는 점을 볼 때, 애향심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을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