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합천 우리밀, 우리 브랜드로 계속 키워나가야

이성동
논설위원

최근 열린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 대의원총회에서, “우리밀 재배면적이 2008년에 600ha였으나, 점차 줄어들어 최근 250ha에 이르렀다”며, 우리밀 재배가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은 “양파, 마늘이 호황을 누리면서 상대적으로 밀재배가 밀려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외국산 밀을 소비하며 외국산 밀이 범람하는 여건 속에서 우리밀 종자를 지키며, 우리밀 명맥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농민이 있다. 그는 우리밀을 보존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우리밀을 생산 가공 유통의 6차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초계면 (사)경남우리밀생산자 협의회 김석호(62) 회장이다.
‘우리밀’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수입밀이 들어오면서 국내 밀수매가 중단된 때가 1984년. 그 때부터 우리밀은 재배되지 않고 농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작물이 되었다. 그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밀이 영영 사라지지 않게 된 것은 김석호 회장의 남다른 노력에서 비롯되었다. 농주를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해 소규모 밀농사를 짓고 손수 재배한 밀로 술을 빚어 부모를 기쁘게 한 효심이 우리밀을 지키게 된 배경이 되었다. 그의 효심이 곧 사라져가는 우리밀 재생산의 씨앗이 된 것이다. 초계의 들에 우리밀 재배가 시작된 1987년부터 소문을 듣고, 다른 지방에서도 우리밀 생산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합천 우리밀을 나눠주기 시작한 이래 합천이 우리밀 시배지로 거듭나게 된 신화의 탄생지가 된 것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다. 우리 땅에서 재배한 것을 우리가 먹어야 음식맛도 좋으려니와 건강에도 좋다는 말이다.
우리밀 살리기 운동은,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가 직접 찾고자 하는 ‘소비자 운동’에서 시작되었고, 생산자가 이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경주해오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찾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외국산 밀보다 우리밀을 선호하게 한 것이다.
2015년 8월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2015 팜쇼(A Farm Show) 창농귀농 박람회 행사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해 “농업을 정보기술(IT)과 식품 가공기술을 결합해 미래 융합 핵심 산업으로 만들고 농촌을 다시 사람이 모여드는 곳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밀이 외국산 밀에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밀로 우수한 우리밀 가공 식품을 만들어 소비자를 만족시켜 나가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우리밀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농업인에게 우리밀 생산과 우리밀 가공식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지원체제가 이루어지면 농민들과 일자리가 없는 청년창농인들이 IT기술과 융합하는 새로운 가공식품을 개발하여 대박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수, 라면, 과자 중국음식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도 쌀 제품보다는 밀 제품이 훨씬 많고,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높이고 있다. 밀은 외국에서 수입해와 많은 달러를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남아돌아가는 쌀을 소비하기 위해 쌀가공삭품을 늘리는 정책이 입안되고 있다. 쌀 속에 있는 글루텐을 제거한 제품이 요즘 경쟁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정책을 반영한 것이다. 우리밀도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밀의 양을 훨씬 많이 줄일 수 있고, 지금보다 우리밀 소비의 폭이 더 늘어나 우리밀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합천의 주력 농산품인 양파와 참깨, 우리밀이 3대품목으로 선정되어 우리밀 홍보체험관, 산물처리장, 가공시설 등 여러가지 시설투자가 이뤄져왔으며, 도시민들이 매년 밀사리 축제에 참여해 우리밀이 재배되고 가공되는 현장을 찾아 우리밀 생산 · 가공체험의 기회를 가지며, 합천우리밀을 구입해 가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 점점 더 오염되어가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친환경 먹거리인 우리밀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또한 밀은 겨울철 작물이라 병충해도 없고 물 관리에도 큰 노력 없이 심어놓기만 해도 바로 수확과 연결되고 생산비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농촌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합천 우리밀 우리 브랜드로 계속 키워 나가기 위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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