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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2045년 다가올 초고령사회를 미리 살고 있는 합천’(3) 과연 지방소멸은 위기일까?

흩어져 있는 인구를 모으고, 공공시설과 서비스를 집중하는 ‘압축도시’가 살 길이다! 키울 곳과 압축시킬 곳 선별해야 한다

지방소멸이란 말만큼 암울하고 두려운 말이 있을까? 마치 이 단어는 지방소도시를 겨냥한 사망선고 같은 말일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와 미래추측에 대한 반응은 대개 2가지이다. 강한 반대의 저항과 체념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강한 의지가 담긴 저항적 답변과 ‘그럼 그렇지 뭐~ 할 수 있겠어’하는 자조 섞인 답변이다. 하지만 둘 다 한쪽으로 치우친 ‘반응’일 뿐이다.
단순한 반응을 넘어서 우리는 좀더 진지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좀더 자신을 돌아보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 현실을 진단하고 나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도 늦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빠르고 정확한 해결방안, 아니 활로를 찾을지 모른다.
최근 지방소멸론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한 용어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인구밀도가 낮아지는 농촌 지역은 있을지언정 지방소멸은 결코 없다”란 주장이다.
지난 12월5일 서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와 함께 공동 주최한 ‘지방소멸론을 넘어서’란 주제의 제24차 농어촌지역정책포럼에서 나왔다. 심재헌 농경연 연구위원은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이 대부분 농촌이지만 최근 우리 농촌 전체 인구는 증가 추세로 과소마을도 감소되고 있다”며 귀농귀촌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래 전망 모형을 이용한 지역별 인구 예측 자료를 제시하며 “현 추세로 농촌인구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고, 인구 1만 명 이하로 떨어지는 지역은 있어도 인구 소멸 지역은 없다”고 단정했다.
농촌이라고 소멸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니라 얼마든지 반등할 수 있는 가치와 가능성이 많으며, 미래는 정책에 따라 달라지며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다. 지금껏 도시로 인구유출되고 도시와 농촌간 심화되는 불균형과 경제적 문화적 격차에서 벗어나 앞으로 농촌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나온 진단과 해결책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알아보자.

중요한 것은 일자리

‘소멸위험지수’를 개발해 한국의 지방소멸에 대한 보고서를 처음 발표한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지방소멸의 근본 원인은 청년 일자리와 교육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지역에 맞는 일자리 창출이 인구 감소를 막고 지역을 성장시킬 것이라 본다. 일자리와 소비, 인구증가는 물리고 물리는 관계이다. 중요한 물꼬를 트는 역할은 일자리로 본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사실 없다. 실제 지방 중소도시에서 가장 일자리 정책으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구호는 산업단지 유치, 혹은 산업단지 활성화에 대한 것이다. 산업단지로 촉발되는 효과가 크기에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대부분이 산업단지 추진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방산업단지의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일단 짓고보자는 식의 산업단지 개발은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기업유치에 실패해 무더기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현재 국가가 직접 나서서 개발하는 국가산업단지도 분양이 어렵다. 포항 185만평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구미 국가산단 5단지 등 대규모 단지에 분양이 실패하고 이것은 지방 일반산업단지나 농공단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이런 미분양 실패 사례는 전국에 숱하다.

관광산업에 대한 로망
지방도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유입을 위한 또 다른 대표정책은 ‘지역축제 사업’이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지역 축제가 무려 361개라고 한다. 함평 나비 축제·화천 산천어 축제·보령 머드 축제 등 예외적으로 성공사례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중에서 재정적으로 흑자를 낸 축제는 화천의 산천어 축제밖에 없다고 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적자이다. 일부 경제적 부수효과가 있지만 대체로는 적자이다. 수요(관광객)는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지자체 축제)는 엄청나게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역 축제의 슈퍼 울트라, 과잉 공급 상황이다.
경제를 살리기위한 노력 중 지방소도시가 하는 분야 중의 하나가 관광산업이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얻는데 관광산업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면서 지방도시들은 지역축제를 육성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였다. 축제가 대박나면 도시가 북적이고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다. 도시홍보도 되고 주민들의 자존심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문경 석탄박물관, 드라마 세트장, 기차폐선로 레일바이크, 태백 레이시파크, 태백산 도립공원 눈썰매, 태백산 눈축제, 유체꽃축제, 제천 청풍랜드, 청풍호 벚꽃축제, 제천 국제음악영화제, 보령시 머드축제, 천북 굴축제, 무창포 대하, 전어축제. 이외에도 셀 수 없는 축제가 있다. 하지만 축제라는 이름에 맞지않게 손님이 없는 경우가 많다.

압축도시(compact city)

<지방도시 살생부> 마강래 교수는 압축도시만이 살길이다 라고 주장한다. 이 전략의 핵심은 도시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압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 압축도시 전략이다. 무분별하게 외곽으로 팽창하는 도시에서 주거 및 상업 등의 도시기능들을 혼합하고 높은 밀도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도시 압축 전략에는 크게 고밀도 개발, 복합적 토지이용, 대중교통의 활성화 세 가지 핵심적 내용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이런 압축도시 전략을 쇠퇴하는 도시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흩어져 있는 인구를 모으고 공공시설과 서비스를 집중하는 ‘압축도시’가 살 길이다. 지방도시 모두를 살릴 수는 없다. 다만 키울 곳과 압축시킬 곳을 선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한편 최승준 정선군수의 인구감소에 대한 생각은 눈여겨볼만 특별한 것이다.

그는 “늦어도 앞으로 30년 안에 정선지역에서 자연부락의 소멸이 시작될 것”이라며 “자연부락 소멸이 시작되기 전에 복지회관, 마을회관, 경로당, 도로, 상하수도 등 산재한 공공시설을 줄이고,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구는 감소하는데 공공시설을 압축하지 않는다면, 지방은 인구소멸에 앞서 재정난으로 소멸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인구감소로 작아진 도시 규모에 비례한 인프라 집중과 인프라 집중 지역으로 주민 재배치가 정선군 압축도시 전략 구상의 주요 내용이다. 최 군수는 “인구감소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지방소멸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며 “도시 축소 과정은 고통스럽고 험난하겠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고 강조했다.
합천군 역시 앞으로 인구감소와 소멸로 인한 여러가지 곤란하고 어려운 일을 겪게 될 것이다. 여기저기 넓은 지역에 산재해있는 공공시설의 관리부터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아직 크게 문제가 부각되고 있지는 않다. 마치 두더지게임을 했을때 처음에 쉽게 여기저기 손을 보다가 점점 두더지가 많이 출몰하기 시작하면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이미 지역은 쇠퇴를 시작하고,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와있는 현실을 돌아보고 하나씩 하나씩 수정하고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기획취재팀(차성민, 박황규)

(끝)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제1회_ 30년을 앞당겨 살고 있는 합천의 현재
제2회_ 무의미한 시간만 보낼 것인가? 노인의 삶
제3회_ 과연 지방소멸은 위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