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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밤, 국악으로 휘몰아치다 -제1회 강양향교 음악회-

지난 5월 30일 밤, 합천읍에 소재하는 강양향교 명륜당 앞마당에선 ‘제1회 강양향교 음악회’가 열였다. 경남가야금 합주단이 주관하고, 향교 청년유도회(회장 신고운)가 주최하는 이 번 행사는 문준희 군수의 공약 중 ‘합천군이 자랑하는 강양(전교 김흥도), 초계, 삼가, 합천향교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해 합천군민들이 자긍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는 우리나라 지자체 중 유일하게 합천군만이 4개의 향교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식, 정인홍 등으로 이어지는 합천의 유림사상과 연계한 군민들을 위한 정신함량과도 관련된다. 특히 강양향교는 다양한 유교 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의 지원으로 전통혼례 등 우리 문화 계승발전에도 산파적(産婆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악은 우리의 음악이면서도 서양 음악인 클래식, 팝 등에 밀려나 있으며, 국내에서도 음악이라면 서양 음악이 일반적인 음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강양향교에 모인 군민들에게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 소리꾼의 노래는 인간의 폐부에 닿고, 손짓은 하늘을 어루며, 치마폭에서 보일 듯 말 듯 꽃고무신은 땅을 희롱하는데 천지인(天地人)이 하나 되지 않은 것이 없었다. 북은 넓고 멀리, 꽹과리는 높고 깊게, 나팔은 들고 날며, 아쟁은 위와 아래를 오르내리는데 음양이 엿가락처럼 오월의 밤을 휘몰아쳤다. 불빛으로 더욱 고풍스런 강양향교 건물들과 명륜당 앞마당의 현몽적인 잔디밭은, 소리꾼의 소리와 함께 고혹(蠱惑)적인 세상을 연출했으며, 낮은 담과 아래로 내린 처마들 그리고 아이들이 마당과 마당으로 뛰어다니며 발설하는 소리들은 이곳에 모인 군민들에게 어린 시절 풍경(風景)을 생각나게 했다. 우리 국악이 외래 음악과 차별되는 장점은 외래 음악은 청중을 향한 일방적인 전달이라면, 국악은 청중이 직접 흥에 겨워 추임새를 넣고, 즉흥적 사설(辭說)이 가능해 공연의 장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도 소리꾼과 군민들은 소리와 추임새, 흥과 사설을 서로 주고받으며 혼연일체가 되어 어느새 공연 시간을 훌쩍 넘겨 놀라워했다.
초계에서 온 박종환 씨는 “국악이라면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오늘밤 이곳에서 직접 보니 전통 국악은 국악대로 멋이 있고, 퓨전 국악은 퓨전 국악대로 요즘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 같아서 좋았다. 합천군민들이 저처럼 선입견을 갖지 말고 국악 행사가 있으면 한 번쯤 직접 와서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합천군 박상배 문화예술과장은 “국악하면 군민들의 참여가 저조할 줄 알았는데, 다행히 군민들이 많이 참여해 주셔서 고맙다. 더군다나 향교 건물들이 있는 이곳에서 국악 공연을 하니 너무 보기 좋고 운치 있다. 문준희 군수님의 향교 등 전통 문화 육성과 홍보 일환으로 이 행사를 준비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심의(心意)를 기우려 준비하겠다.”며 말했다.
행사를 보고 돌아가는 군민들마다 우리 국악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얼굴에는 밝은 확신으로 가득 했으며, 이들 중 한 분은 “자주 이런 행사, 특히 우리 전통 유산이 있는 곳에서 국악의 장이 많이 펼쳐지기를 바란다.”며 기자를 향해 주문하기도 했다.
/박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