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제8회 2019합천비핵평화대회 이모저모

비핵평화영화 상영, 고 김형률 다룬 다큐 <리틀보이 12725>
8월 5일 14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강당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이자 한국인 원폭피해자 2세 고 김형률의 활동을 다룬 영화 <리틀보이 12725>가 상영됐다. 영화 제목의 ‘리틀보이’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폭탄 이름이고 ‘12725’는 고 김형률 씨의 생존날짜를 뜻한다. 고통스러운 투병기, 원폭피해자 2세를 위한 구제 활동기를 담은 이 영화는 고인이 남긴 기록, 함께 연대했던 이들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됐다.

비핵평화 이야기 한마당 국제토론회
이어 같은 곳에서 비핵평화 이야기 한마당 국제토론회가 열렸다. ‘원폭피해 책임규명-미국은 왜 원폭을 투하했는가?’를 주제로 이승무 <한일반핵평화연대> 대표, 하가 히로꼬 <미국의 원폭책임을 묻는 회> 운영위원, 알렉산더 하랑 노르웨이 군축전문가이자 비핵평화활동가의 발제,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오갔다.

이승무, “미국은 원폭 투하 뿐 아니라 그 많은 전쟁에서 저지른 양민학살범죄에 대해 한 번도 사죄하거나 배상하지 않았다. 이는 언제든 같은 일을 되풀이하겠다는 위협이고 이를 통해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고 있다. 원폭투하로 한국을 해방시켰다는 허구 등 양심 있는 연구자와 시민이 협력해 더 많은 진실을 밝히고 미국의 전쟁범죄 책임을 묻는 일에 한국과 일본, 북한이 힘을 합쳐야 한다.”

하가 히로꼬,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아시아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온갖 잔학한 전쟁범죄를 직시하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이후, 원수폭 금지, 핵폐기 운동이 꾸준히 이어졌는데도 미국의 핵개발은 멈출 기미도 없다. 일본과 미국에 전쟁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특히 원폭투하 주체인 미국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는 운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

알렉산더 하랑, “미국의 원폭 가해 책임은 물론이고 INF(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 등 미국이 주도하는 중거리 핵무기 개발, 핵무기 실험, 핵무기 배치로 지구의 전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비핵평화를 위한 전 세계적인 연대를 해야 한다.”

제74주기
원폭희생자 추도식

지원 스님(원폭피해자지원단체 위드아시아 이사장, 합천평화의집 고문), “지금까지 정부의 책임방기로 국가 차원의 추도식 한 번 없었고 유족과 지원단체 중심의 추모제를 하고 있는 현실이 애통하다. 시민사회 역량을 더 모아 진전하기 바란다. 과거사 왜곡하면서 사죄는커녕 경제침략 자행하는 일본 행태를 직시하고 한민족의 역량을 모아내자. 핵 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한다.”

문규현(세계비핵평화공원추진위원장,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원폭투하 책임이 미국과 일본에 있는데 두 나라 정부는 사죄와 반성 없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피폭자들이 힘 모아 가해책임을 묻고 지구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평화의 춤을 같이 추자.”

이치바 준코(한국원폭피해자들을 돕는 시민모임 대표), “아베 일본 총리는 오늘도 히로시마에서 원폭투하기념식에 참석했으나 한국인 피폭자의 고통에 대해서 한마디 말이 없었다. 이제까지처럼,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일본의 양심 있는 시민사회와 연대해 아베독재정권의 만행을 그치게 하겠다. 한국 원폭 피해자 구제 활동의 활성화를 빈다.”

한일반핵평화연대의
합천반핵평화마당…

“지금 당장
모든 핵 폐기해야!”

이번 비핵평화대회 번외일정으로 8월 6일(화) 15시, 한국과 일본의 반핵평화 시민단체가 ‘한일반핵평화연대’로 뭉쳐 ‘합천반핵평화마당-합천에서 핵 없는 아시아로!’라는 반핵평화 포럼을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강당에서 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핵 체계를 유지하려는 미국을 규탄한다. 한국에 경제보복 가하는 아베 정권을 규탄한다.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핵 없는 한반도와 주일미군 없는 날이 올 때까지 한일 시민사회가 앞장 서, 국제연대를 계속 해나가겠다.”라는 성명을 현장에서 작성, 발표하기도 했다.

김용복(한일반핵평화연대 고문)은 ‘핵 헤제몽: 이것이 반핵평화운동의 문제다’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헤제몽(Hegemon)은 초자연적 또는 신적인 능력이 있는 권력 주체로, 다른 권력체제를 패권적으로 지배함을 뜻한다. 미국은 ‘핵 헤제몽’, 전 세계의 핵 권력의 총체적 실체이며 이는 백인 우월주의의 산물이다. 우리는 이 핵 헤제몽을 극복해야 한다. 동아시아 시민사회가 앞장 서서 비핵평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 인권특위 위원장 최봉태 변호사는 ‘한일 양국 정부의 청구권 협정 제 3조에 의한 협의를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일제 피해자들의 개인배상청구권 존속여부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사법부 판단은 일치한다. 이에 절차적 해법 과정에 대한 공유로 청구권 협정 제3조에 따른 제대로 된 협의에 나설 때다. 두 나라 시민사회 연대 뿐 아니라 두 나라 언론이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문제 해결이라는 측면까지 아우르는 사안임을 직시하고, 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준한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의 탈핵운동 현황과 반핵평화운동의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 탈핵운동의 핵심 활동가들이 문재인 정권에 유착하면서 정권의 핵발전 진흥정책을 제어할 힘을 잃은 시민사회는 현재 ‘고준위핵폐기물 공론화’라는 사안을 안고 있다. 찬핵정부라는 악조건이지만, 독립적이고 급진적인 운동 목표를 다시 살려서, 한반도 비핵화시대에 맞는, 반핵운동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이 운동은 핵발전소 반대 운동 뿐 아니라 핵잠수함과 핵항공모함이 드나드는 강정해군기지, 중국의 핵무기를 겨냥한 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반대운동과 연대해야 한다. 미국의 핵무기와 핵발전을 무기로 한 전쟁놀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동북아 반핵평화 연대가 절실하다.”라고 했다.

요시자와 후미히사 니가타정보통신대학 교수는 ‘식민지 지배 책임에 관한 한일조약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일본기업과 일본정부는 식민지 지배 때 기업활동이 피해자들에게 준 고통을 인식해야 한다.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 인정과 사과는 일본이 해야 한다. 적극적인 평화 이념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관련한 일본과 북한의 교섭도 꼭 겸해야 한다.”라고 했다. /임임분 기자

포럼 참가자들
매년 원폭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선린교 관계자
한국원폭피해자를 돕는 시민모임의 이치바 준코 대표, 한 일본여성의 헌신적인 활동이 피폭문제를 세상에 드러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