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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 백중(百中)과 무재칠시(無財七施) _권해조 논설위원

8월15일 광복절이면서 음력 7월 백중이다. 백중(百中)은 백중(百衆). 백종(百種). 망혼일(亡魂日), 머슴일, 우란분절(盂蘭盆節), 중원(中元)이라고도 부른다.
이날은 음력 24절기 가운데 중심(中心)이라 예부터 소중한 민속명절이었다. 특히 이날은 도가(道家)에서 주장한 천상(天上)의 선관(仙官)이 매년 세 번 지상에 내려와서 선악(善惡)을 살핀다는 삼원일(三元日)인 음력 1월15일 상원(上元), 7월15일 중원(中元), 10월 15일 하원(下元) 중의 한 날이다. 백중일은 농촌에서 과일 채소가 많아 100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고, 농사짓는 호미를 씻고, 홀아비와 노총각 머슴들을 장가보내는 날이라고도 한다.
고려시대에는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열어 속인들도 공양을 했으나 조선시대에는 승려행사로 변모했고, 지금도 시골에서는 마을잔치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날은 예부터 내려오는 풍습으로 스님들이 여름안거를 해제하는 날로 자기 잘못을 숨김없이 말로 참회하며 대중 앞에서 잘못을 고백하고 참회하는 날이며, 대중들은 절(寺)에 가서 밥과 여러 가지 음식을 갖추어 조상과 부모에게 은혜에 감사드리고 재(齋)를 올리고 공양을 베푸는 날이다. 그리고 우란분제의 정신, 보은의 정신, 감사의 정신을 실천하는 날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불교에서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베푸는 것을 보시(布施)라 하며, 보시에는 법시(法施), 재시(財施), 무외시(無畏施) 등 세 가지 형태가 있다고 한다. 법시는 진리를 모르는 무명 속에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고, 재시는 물질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이며, 무외시는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불안이나 공포를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불교경전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보면 재산이 없이 무전(無錢)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다음 일곱 가지 보시를 무재칠시(無財七施), 또는 무전칠시(無錢七施)라고 한다.
첫째는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이다. 화안시(和顔施)라고도 하며,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에게 대하는 것이다. 둘째는 언사시(言辭施)이다. 언시(言施)라고도 하는데,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다.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로 남을 대하는 것이다. 셋째는 심시(心施)로서 자신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상대에게 따뜻한 마을을 주는 것이다. 넷째는 안시(眼施)로, 호의를 담은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으로 베푸는 것이다. 다섯째는 신시(身施)이다. 이는 몸으로 때우는 것이다. 남의 짐을 들어주거나 예의바른 공손한 태도로 남의 일을 돕는 것이다. 여섯째로 상좌시(床座施)이다. 좌시(座施)라고도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방사시(房舍施)이다. 찰시(察施)라고도 하며, 사람을 방에 재워주는 보시로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불교 경전에서는 이상과 같은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을 붙은 사람에게는 행운이 따른다고 한다. 백중(百中)을 맞으면서 오늘과 같은 천박한 세상에 깊이 새겨 볼만 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