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마을 이장은 기관의 봉인가?
/박영수 용주면 성산마을 이장
지난 8월 16일(금) 용주면 이장회의에 참석했다. 본 회의에 앞서 합천소방서에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실태조사’에 대한 설명을 했다. 소방관 2명이 각 이장 자리에 서류봉투를 배포해 주고 소방서 예방안전 담당 계장이 회의장 사회대에서 나눠준 용지를 전제로 설명을 했다. 나눠준 서류는 ‘실태조사 결과 작성 서식’으로 마을 이름, 이장 이름을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다. 소방관은 서식 작성요령 설명에 앞서 합천군청과 용주면사무소의 협조를 얻었다고 했다. 문제는 ‘실태조사 결과 작성 서식’이 전면 공란이다.
건물명, 소화기 및 감지기 설치 여부, 공·폐가 여부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이미 행정기관 간 협조가 되었다는 설명이었음에도 거주자 성명, 도로명 주소, 동 호수는 모두 공란일 뿐 아니라, 조사 서식도 마을 가구 수에 관계없이 일괄 21매씩(1매당 13명 작성) 그것도 컬러로 인쇄된 용지를 배포해주었다. 최소한의 관심이 있었다면 면사무소마다 마을별 세대수, 거주자 정도는 전산으로 충분히 열람 가능하지 않은가? 조사 서식 한 면에 13명의 이름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임에도 거주 인구 등 아무런 기초 자료도 제공하지 않고 막연히 이장들에게 업무를 도맡기는 형태가 되어 있었다.
행정기관 간의 협조가 있었다면 마을의 가구 수는 물론 거주자 이름 주소는 사전에 충분히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종이 한 장의 가치가 얼마일지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아무 문제의식 없이 마을마다 270명이 넘는 가구를 조사할 수 있는 용지를 배부해주면, 이 또한 국민의 혈세를 우습게 생각하는 안일한 공무원의 자세가 아닌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공무원들에 대한 무사안일 소극적 업무 행태가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