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듣다 지역지킴이, 소상공업자 (6편)|나눔을 실천하는 ‘가야 떡방앗간’

한 해의 풍요로운 결실이 가득한 한가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면 할머니들 의례 하시는 말씀, “이쁜 송편 빚으면 이쁜 딸 낳는단다~” 그리고 마당가 아궁이에 시루를 올리고 시루떡을 찌면 어린 우리는 저 떡을 언제 맛보나 주변을 한없이 얼쩡거린다. 요즘은 명절 상차림도 간소화 되어 떡도 방앗간에서 주문해 쓴다.
한가위를 10여일 앞둔 8월 31일, <가야 떡방앗간>을 찾아가 보았다. 현대화되긴 했지만 한 켠에서는 김이 오르는 떡시루들, 그 옆에는 쌀 가는 기계인 로라가 열심히 돌아가고 두 모녀와 지인이 이 방앗간에서 소문난 손송편을 빚고 있는 것이, 이 곳에선 벌써 한가위 느낌이 물씬 난다. 가게를 두 편으로 나누어 한 쪽은 떡방아, 다른 쪽은 고추방아와 기름 짜는 기계가 들어서 있는데 추석 즈음이면 할머니들이 자식들 준다고 고추도 빻고 참기름도 많이 짜 가신다고 한다. 요즘은 벌초철인데 예전과 달리 벌초철에 묘사까지 함께 지낸다고, 이 때 많이 나가는 떡이 콩시루떡이란다.
이 집에서 만드는 떡 종류만도 30여종. 봄에는 쑥떡, 여름엔 술떡, 가을엔 송편 종류들, 겨울에는 인절미, 가래떡…그리고 요즘은 아침 대용으로 영양떡도 많이 나간다고. 가야 떡방앗간에서 인기 있는 떡을 꼽아 달랬더니 ‘잔기지떡’이라고, 증편과 비슷한데 팥앙꼬가 들어가 있다. 일반적인 술떡이 약간 스펀지 같은 식감이라면 잔기지떡은 쫄깃함과 그 안에 든 팥앙꼬 덕에 증편이 생소한 젊은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
떡방앗간은 사람의 일평생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일떡(백설기, 수수떡)에서 시작해 돌떡(백설기, 무지개떡), 생일떡, 결혼, 환갑, 장례식까지…그 외에도 이사떡(팥시루떡), 개업떡(팥시루떡) 등등. 사람의 희로애락과 관련 있는 모든 일에 떡은 늘 함께 해 왔다. 지금이야 집집마다 직접 송편을 빚고 시루를 올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있지만 추억으로든, 현대화 된 모습으로든, 떡방앗간은 변해가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가며 우리들 곁에 계속 남아 있으면 좋겠다.
<가야 떡방앗간> 최기식 사장은 대구에서 떡집을 하다가 2001년, 우연히 이 방앗간을 인수하게 되었다. ‘가야’라는 지역적 특색 때문에 해인사 납품용이 많다고 한다. 최기식 사장은 가야면 적십자 회장이면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자주 다니게 되었고 그곳에서 봉사도 하다가 자연스럽게 최근 원폭복지회관 정기후원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가게는 <원폭 피해자를 후원하는 아름다운 가게>, <희망 풍차 나눔 가게-대한 적십자사>, <가야지역 아동센터 후원 가게>로 등록되어 진정한 나눔과 사회 환원을 실천하고 있다. /류수정 시민기자
지역경제의 한 축을 든든히 맡고 있는 소상공업체를 찾아 그들의 경영철학과 애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바람을 듣는다.
(본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