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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치유자 ‘정혜신·이명수’,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 대신 마음 자백부터 하자”

청소년과 함께 하는 담쟁이 인문학교 9월 강의

정혜신·이명수 강사를 소개하는 포스터(제공: 담쟁이인문학교)

9월 21일(토) 저녁, 태풍 ‘타파’가 북상해 비바람이 시작된 가회면 대기마을 토기장이의집 카페에 ‘다정한 전사’, ‘거리의 치유자’,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라는 말을 만든 자들이 떴다. ‘청소년과 함께 하는 담쟁이 인문학교’(교장 서정홍. 아래부터는 ‘담쟁이 인문학교’)의 9월 강의자로 적정심리학, 마음의 심폐소생술을 전파하고 있는 정혜신·이명수 씨가 왔다. 그들은 “합천은 처음 왔고 대중교통으로 오기 힘든 곳이라 직접 차를 몰고 왔으며그 덕에 단골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해왔다. 맛있게 먹어달라.”고 인사해 참석자들은 “와, 그 유명한 가래떡!”이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정혜신·이명수 강사는 부부라는 이점을 활용해 개인 심리 상담을 넘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 세월호참사 이후 유가족 치유 등을 거치며 ‘정혜신·이명수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간한 『당신이 옳다』의 흥행은 그동안 두 사람이 해온 활동이 우리 사회를 그나마 망하지 않게 한 동력에 한 축을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가자들은 저자 서명을 받고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으며 “정말 정말 보고 싶었어요!”라며 반겼고 두 강사의 주고받는 강의 뒤 나눈 질의응답 또한 생생한 공감을 만들었다.
정혜신 강사는 “학교에서 친구랑 싸워 선생에게 혼나고 귀가한 아이에게 엄마가 ‘그래, 다음부터 안그러면 된다’라고 말했는데 아이는 ‘엄마는 그러면 안되잖아! 엄마는 내 편을 들어야지. 내가 학교에서 왜 그랬는지부터 물어야지!’라고 울었다는 사례가 있다. 엄마가 다른 사람처럼 ‘충고, 조언, 평가, 판단’하는 상황에 아이는 자지러진다. 이런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아이 마음을 확인하고 엄마 마음도 보여주면 아이는 어느덧 힘든 터널을 벗어나 ‘나는 이제 자유다’라고 속삭인다.”고 풀었다. 이명수 강사는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완벽히 공감하고 산다. 느끼해도 사실이 그렇다. 자식들과 맺은 관계도 그렇다. 20살 넘기면서 자식들과도 특별한 남남처럼 지낸다. 그렇게 되면 부모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부모가 스스로를 지키면 자식도 알아서 산다. 무엇보다 내가 살아야 우주가 돌아간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를 마치고 소감을 밝히는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아내와 함께 왔다. 그동안 무수한 ‘충조평판’을 들으며 사느라 너무 힘들었다. 나는 이제 자유다!”라고 해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2014년 9월 17일 문을 연 담쟁이 인문학교는 현재 어른학생 70명, 청소년학생 30명이 활동한다. 지난 8월 말,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송재호)가 제2기 지역혁신가 총 62명(경남 출신 15명)을 뽑았는데 경남지역 7명 가운데 ‘교육복지’ 분야로 서정홍 교장이 <청소년과 함께 하는 담쟁이 인문학교> 활동 이력으로 뽑혔다.
달마다 셋째 토요일 저녁에 정기 강의를 하는 담쟁이 인문학교. 다음 달 19일(토)에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죽음에 대하여-김수연 강사’, 11월 16일(토)에는 ‘적당한 기술,적당한 에너지-박용범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대표)’, 12월 21일(토)에는 청춘콘서트 ‘모랑모락’을 할 예정이다. 담쟁이 인문학교 활동에 대한 더 자세한 문의는 이인화(010-3819-8675), 김형태(010-7202-2240) 담당에게 하면 된다.

<현장 질의응답>
『당신이 옳다』를 10번 읽었다. 큰아들과 대학 진로 문제로 아주 힘든 시기를 보냈고 지금도 어렵다. 책에서 배운 대로 아들에게 공감의 언어로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해결이 안된다. 도대체 몇 번을 더 읽어야 가능할지 모르겠다.
: 정말 진심으로 아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 아들에게 말을 걸었을까? 아들 진로 문제를 놓고 본인 생각이 틀렸는데 그냥 아들에게 강요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았는가? 아들을 개별존재로 더 생각하고 존중하고, 본인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 맥락도 꼭 자세히 설명하면서 얘기해보라. 물론 본인 마음부터 아들에게 자백하자.(정혜신)
: 본인이나 자식 마음에 무지한 부모의 폭력성은 심각한 문제다. 자식과 충분한 거리두기도 필요하다. 그래야 부모와 자식이 다 행복해진다.(이명수)

세 아이를 키우고 있고 막내는 5살이다. 막내는 나를 보면 놀아달라고 달려드는데 나는 아들과 놀기도 지루하고 해야 하는 내 일 때문에 집중도 못한다. 그럼에도 돌아서면 놀아달라고 달려드는 아들을 외면한 스스로를 자책하고 아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을까봐 걱정한다.
: 5살 아들도 아빠가 눈을 보고 얘기하면 알아듣는다. 30분 열심히,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아들과 놀아주고 “아빠가 꼭 해야 하는 숙제가 있어.”라고 얘기하면 5살 아들은 아빠를 놓아준다. (정혜신)

큰아들이 어려서부터 사고를 많이 쳤다. 이젠 통제불능이다. 감당 못할 일이 일어날까 두렵다.
: ‘내 아이는 나를 어떤 엄마라고 생각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이어서 아들과 눈높이를 맞춘 대화를 시작해보기 바란다.(정혜신)

나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곁에서 엄청난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면 한없이 무력해진다. 이런 일에 담대해지고 싶은데 너무 힘들다.
: 스스로에 대해 충조평판하고 있다. 자책할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다. 정당한 분노로 받아치자. 본인을 비난하고 비판한 이들에게 바로 하지 못하겠으면, 통곡의 벽이라도 찾아, 본인 마음을 다 털어놓는 훈련에 나서보라.(정혜신)
: 역시 『당신이 옳다』 부작용으로 보인다. 이 책을 잘못 읽으면 ‘공감강박증’에 걸린다. 나를 죽이려는 이들에게까지 공감력을 발휘할 필요없다. 부당한 공격엔 막강 응징을 날려버리는 내공을 키우자.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과감하게 절교할 각오도 해야 한다. (이명수)

남매 사이 갈등이 깊어 고민이다. 엄마로 중재하기 어렵다.
: 어설픈 중재는 하지 말자. 개별 대응을 해야 한다. 아들 따로 딸 따로, 엄마가 온 체중을 실어 얘기하면 길이 보인다.(정혜신)
: 서툰 의도, 전략은 다 들킨다.(이명수) /임임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