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보존프로젝트, ‘기록해서 남기자!’> 14편| 유재 하재우, “함부래 헛 칭찬은 하지 말고!”
합천군부설한문대학 북부분교(가야) 한문 강사
9월 29일(일), 합천군부설한문대학 북부분교인 가야 한문대학 고급반 강의를 맡고 있는 유재 하재우 선생(83세)을 만났다.
선생은 집에서 조부에게 글을 배우다가 네 분의 스승을 거치며 19세까지 배웠고 20세~29세까지 집에서 서당을 운영했다. 당시 서당에서 글을 배우려면 1년 치 학비를 나락 몇 말로 받아 그 나락으로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그렇게 8년쯤 하다 보니 세월이 변해 지역 학생들이 서당대신 학교로 공부하러 가면서 서당 운영도 어려워졌다. 그 뒤 선생은 종중 족보 만드는 일이나 종중 책 내는 일을 맡았고 자식들 공부 시키느라 30년 가까이 농사도 지었다.
그러다 글을 같이 배우던 사람들과 벗들 청으로 68세부터 지역 한문대학에서 《대학》부터 시작해 《중용》, 《논어》, 《맹자》, 《시경》, 《서경》에 이어 지금은 《주역》을 강의하고 있다.
선생의 수업 시간은 매주 화·금 두 차례, 14시부터 두 시간 일정으로 가야체육회 건물 2층에서 한다. 이 수업도 어느덧 15년째 맡고 있다. 보통 첫 수업은 사서삼경, 둘째 수업은 생활에 많이 쓰이지만 그 뜻을 잘 알지 못했던 사성, 혼서지, 촉문, 축 등의 뜻을 살피고 그 외, 예절문, 조선통감, 중국의 통감 등을 가르친다. 현재 10여명의 학생(66세~84세)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선생은 “내암 정인홍 사당 홀기(笏記. 집회·제례 등 의식에서 그 진행 순서를 적어서 낭독하게 하는 기록), 강성재 홀기와 축문 등을 직접 썼다.”고 한다. 한학계 문집이란, 스승이 별세한 뒤 자손이나 후학들이 내는데 하재우 선생에게 글을 배우는 가야 한문대학 제자들이 10년 넘게 다달이 돈을 모아 선생 80세 되던 해에 문집을 냈다. 선생의 호를 딴 이 《유재문집》은 한문 편지, 시, 비문, 기문, 상량문 등을 모아 800쪽 남짓한 분량 2권으로 발간했다.
선생은 “한학을 배우면서 여러 스승에게 ‘외서보다 사서삼경’에 몰두하라고 배웠고 나도 함께 공부하는 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 행동을 잘 하기 위해 배우는 글이 한학이다. 살면서 큰 적선은 안 해도 나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 암만 잘해도 끝에 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신문에 쓰는 기사라도 함부래 헛 칭찬은 하지 말고!”라는 당부도 남겼다. /류수정 시민기자
지역의 전설, 오래된 인물(위인), 오래된 단체 등을 찾아 우리 지역 고유의 문화를 보존하고 발굴하는 취재에 나선다.(본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