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론마당(오피니언)

20대 총선의 공천 과정을 보면서

이병생
합천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

사람은 살아가면서 한 순간의 판단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한다.
지난번 TV를 보면 20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 문제에 있어 시끄러울 정도가 아니다! 나는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왜! 그럴까? 하루 빨리 조용한 가운데서 공천을 끝내고 국민의 경제에 대해 신경 써야 되지 않을까? 여러 의원들이 말을 잘 못하여 곤혹을 치루는 것을 보았다. 결국은 낙천하는 것으로 끝났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할까?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말 잘해 뺨 맞는 법 없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이 모두가 말 한마디로 덕도 되고 해도 되니까 말이다. 말 한마디 잘 못하면 어느 정도로 빨리 퍼지는가!
일언이비사마불능추(一言而非駟馬不能追)란 말이 있다.
잘 못한 말 한마디 퍼지는 것이 말 네 마리가 달려도 따라 잡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또 얼마나 말 한마디가 불어나는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옮겨질 때, 바닷물이 불어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우리는 황희정승의 일화를 잘 알고 있다.
어느 날 황희정승은 조회에 참석하여 귀에서 소리가 나(耳鳴이라고함) 임금님의 지시사항을 알아듣기가 곤란하여, 그 자리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일찍 오게 되었다. 부인이 왜 일찍 오느냐고 묻자 오늘 귀에서 새소리 같은 소리가 나서 있으면 실수를 할까봐 일찍 왔다고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 친정 오라버니가 와서 정승의 일찍 온 것을 묻자 귀에서 새 울음소리 마냥 소리가 나서 일찍 왔다고 했다. 오라버니는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를 당신만 알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한 후, 황정승의 귀에서 새가 울어 조회를 마치기 전에 집으로 일찍 왔다고 했다. 그 이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이 옮겨져 끝에는 황정승의 귀에는 새가 집을 짓고 알을 까서 새끼를 길러 새가 날아다닌다는 이야기까지 비화되었다.
남의 좋지 못한 말 한마디를 함으로써 상대방의 듣는 이로 하여금 얼마만큼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화합하는데 문제의 씨앗을 낳을 수도 있다. 말은 항시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두 귀와 한 입을 만든 것도 많이는 듣데 말은 아끼라는 뜻으로 조물주가 우리 인간의 구조를 그렇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의 허물보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라이온스 윤리강령에도 보면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아니한다라는 항목이 있다. 임윤지당의 잠언에서 보면 앉을 때는 부처처럼 하고, 설 때는 발을 가지런히 할 것, 눈으로 사악한 것 보지 말고, 귀로는 잡소리 듣지 말 것, 말은 망령되이 하지 말고, 행동은 반드시 삼가할 것, 높은데 오르자면 낮은데서 부터, 먼 길을 가자면 가까운데서 부터라고 했다.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항시 말은 망령되이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잘못된 말 한마디 잘못뿌린 씨앗으로 얼마만큼의 후회를 가져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 속담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란 말을 한다. 왜 사촌이 논을 사는데 배가 아플까? 사촌이 논을 사서 부자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사촌의 아버지가 곧 바로 나의 삼촌이 아닌가! 삼촌의 제사가 들어도 사촌이 빈곤하게 살 것 같으면 멥쌀이라도 보태어 주어야하지 않겠는가! 사촌이 부자라서 삼촌의 제사라도 잘 지낼 것 같으면 제사 밥을 먹어도 잘 얻어먹을 것이다.
이 속담은 아주 잘못된 속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사회에서 남이 잘되면 배 아파 할 것이 아니라 축하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문화가 아니겠는가. 꼭 문화라면 고전과 사학을 연구하고 전통예술을 발전시키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라나라가 IMF를 맞아 정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금 모으기를 했다. 우리국민은 장롱 밑에 넣어 두었던 금반지, 금목걸이, 금팔찌 등 귀중품들을 너나없이 내 놓으면서 참여했던 것은 얼마나 좋은 문화였는가!
되도록 말은 삼가하면서 남의 허물을 말하기 보다는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고 좋은 쪽으로 보고 건전하게 생각함이 이 사회를 만드는데 아름다운 문화의 꽃을 피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비자에 보면 옛 사람들은 남의 얼굴은 볼 수 있지만 자기의 얼굴은 볼 수 없었기에 거울이라는 것을 만들어 그것으로 얼굴을 비쳐 보았던 것이다. 또 인간은 지혜는 있어도 그것으로 남을 평가할 수는 있지만 자기를 잘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도(道)라는 것으로 자기를 바르게 파악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거울에 얼굴을 비쳐보고 얼굴에 흉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하더라도 거울에 죄가 있는 것은 아니며…옛 성현의 도(道)에 비쳐보고 자기의 과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도를 원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 눈은 있어도 거울이라는 것이 없다면 수염이나 눈썹을 바로 다듬을 수가 없으며, 또 자기의 언행이 도를 잃게 되면 어떠한 과실이 있어도 이것을 알 수가 없다. 즉 바꾸어 말한다면 남의 비위나 잘못은 쉽게 볼 수가 있지만 자기의 잘못은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남의 허물은 곧 잘 이야기 할 수 있어도 자기의 허물은 잘 모르고 지날 때가 많다. 이주(離朱)는 매우 시력이 좋아 백보나 떨어진 곳에 있는 것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제 눈썹은 볼 수 없었는데, 이것은 백보는 가깝고 눈썹은 멀어서가 아니라 도리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거울을 만들어 자기의 잘못을 비추어 볼 수 있었다면 빠른 시간 내에 고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고치지 못하고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흔히 우리 주위에서 남의 평이나 허물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잘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은 꼭 마음의 거울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는 남의 잘못을 판단할 경우 한편에서만 보고 단편적으로 평가를 하는데 이는 보는 측면에 따라 반대적인 현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하나 예를 들면 한 그루의 사과나무에 한 개의 사과가 달렸다고 하자, 이 사과를 보면 햇볕을 많이 쬐는 쪽은 발갛게 붉을 것이고, 그 반대쪽은 햇볕을 적게 받아 푸를 것이다. 이 사과를 보고 붉은 쪽에 서 있는 사람에게 사과의 색깔이 어떠하냐고 물으면 분명 사과의 색깔은 붉다라고 할 것이고, 푸른 쪽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물으면 사과의 색깔은 푸르다라고 말할 것이다. 이 사과 하나를 놓고도 보는 측면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고 할 것인즉, 하물며 사람의 행동을 보고 단편적으로 그 사람의 허물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평가를 하는 그 사람의 자질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20대 총선의 공천과정을 보면서 모두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