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三陟)지역 역사 탐방 – 권해조 논설위원
지난 해 가을에 어느 모임이 주관한 「조선왕조의 뿌리 삼척탐방」에 참가하여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왔다. 우리 일행을 안내한 문화해설자에 의하면 삼척은 강원도에서 홍천 다음으로 큰 군(郡)으로 추암 촛대바위, 삼척 해상케이블카, 동해바다의 먹거리 관광여행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환선굴, 대금굴, 검봉산 국립자연휴양림을 포함한 내륙지역 관광과 도계 유리마을, 산양 농산촌마을 체험여행 등 다양하며, 특히 신라, 고려, 조선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역사의 고장이라고 하였다.
삼척과 관련된 역사를 살펴보면 먼저 신라시대 505년(지증왕6년)에 신라 군현제가 실시되어 최초 실직주(悉直州) 군주(軍主)가 된 이사부(金異斯夫)장군이 512년 우산국(于山國:울릉도) 정벌한 기지이다. 삼척시는 이사부 장군의 얼과 개척정신을 살리기 위해 이사부 사자(獅子)공원과 삼척항과 해변을 잇는 4.6km를 이사부 길로 정하고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소망탑을 세워 매년 1월1일 해맞이 축제를 열고 있다. 두 번째로 고려시대 1361년(공민왕10)에 삼척 심씨 시조인 심동로(沈東老)가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낙향하여 후학양성과 풍월로 여생을 보낸 곳으로 공민왕이 식읍(食邑)으로 하사하여 1794년(정조18)에 수리한 북평 해암정(北坪 海岩亭)이 있으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3호로 되어있다. 다음은 고려 마지막왕인 공양왕과 두 왕자가 이곳에서 살해되어 묻힌 근덕면 궁촌리 고돌재 동편에 묘소(왕릉)이 있다. 공양 왕릉은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고성에도 있지만, 이묘는 1977년 6월에 봉축되어 살해당한 날인 음력 4월 17일에 매년 제례를 지내고 있다.
다음은 미로면 활기리에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玄祖) 이양무(李陽武) 장군의 무덤인 준경묘(濬慶墓)와 근처 하사전리에 그의 부인 영경묘(永慶墓)가 있으며 사적 534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양무 아들 태조의 4대조(穆祖) 이안사(李安社)가 이곳에 묘를 쓰면 5대 후손이 왕이 된다는 한 도승의 예언을 듣고 그 자리에 아버지 묘를 썼다는 ‘백우금관(白牛金棺)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성계 가문은 신라시대부터 전북 전주에서 토착세력으로 성장하였으며, 이안사가 신임 산성별감과 다투어 역적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여 식솔 170여명을 데리고 삼척으로 야반도주하여 정착한지 1년 만에 부친상을 당했다. 준경묘를 직접 방문해 보니 깊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아름드리 황장목이 마치 수호신처럼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명당이었다.
다음은 죽서루(竹西樓)이다. 죽서루는 1275년(고려충렬왕1)에 이승휴(李承休)가 창건하여, 1403년(조선 태종3) 삼척부사 김효손(金孝孫)이 중창하였고, 그 후 수차례 중수 하였으며, 현재 관동팔경의 제 1루로서 보물 제 213호로 지정되어있다. 하층은 자연암반위에 길이가 다른 17개 기둥으로 되어 있고, 상부는 20개 기둥으로 앞면 7칸 옆면 2칸 단층 팔작지붕건물이다. 죽서루 내부에는 숙종, 정조, 율곡, 송강정철 등 많은 글들과 13점의 편액과 현액이 걸려 있다. 그 가운데 1662년(현종3)에 부사 허목(許穆)이 쓴 「제일계정(第一溪亭)」과 1771년(숙종37) 부사 이성조(李聖肇)가 쓴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 1881년(현종13) 부사 이규헌(李奎憲)이 쓴 「해선유희지소(海仙遊戱之所)」 등이 돋보였다. 죽서루는 서쪽에 오십천(五十川)의 맑은 물이 감싸 흐르는 강안에 솟아있는 절벽과 괴암 괴석위에 세워진 천하제일의 누각으로 예부터 풍류객이 찾았고 현재도 관광객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다음은 조선시대 동해안 9개 군(흡곡-평해)과 울릉도까지 해상방위를 총괄했던 삼척포진성(浦鎭城)이 있었던 육향산(六香山)과 허목유적지이다. 산정상에는 허목이 부사로 재임(1660-62) 하면서 동해안 조수와 홍수를 물리치기위해 세워진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와 중국 형산(衡山)우제(禹帝)가 썼다는 전자비(篆子碑) 탁본을 전수받아 77자 중 48자를 새겨 삼척부에 보관한 대한평수토천비(大韓平水土贊碑)가 강원도 유형문화제 38호로 선정되어 세워져 있었다. 육향산 하단에 문장공 허목의 사당인 미수사(眉叟祠)가 있으며 매년 음력 3월9일 ‘미수허목춘향제’ 제를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미로면에 제왕운기를 저술한 이승휴의 유허지인 천은사(天恩寺)가 있다. 그리고 삼척시립박물관에서 삼척의 문화와 역사를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 삼척을 ‘동해안의 항구도시’로만 알고 있었는데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삼척의 역사를 알려준 여행사와 삼척문화원에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