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의 감동 – 정개모 합천군문해강사
“내가 하는 일 하늘이 보고 있다”
이 말을 새기면 나쁜 짓을 할 수 없다. 사람이 살다 보면 부득이 도둑질도 싸움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욕심과 용심으로 베풀 줄 모르고 남이 잘되는 걸 시기하는 용심지기는 죽어서도 펄펄 끓는 화탕지옥으로 간다는 전설도 있다. 이야기인즉 경상도 합천 고을 찢어지게 가난 한 새댁이 아기를 낳았으나 먹지 못함에 젖이 안 나와 이웃 최 부잣집 밭에서 고구마를 캐먹다 들켜 살려 달라 애원 하였으나 관가에 신고하여 곤장을 맞게되었다. 이같이 매정한 최부자의 행태를 내려다본 염라대왕 발끈하여 바로 천국 살생부에 최부자를 등재하여 끌고오게 하였다. 그 인근에는 천년 고찰이 있는데 주지 스님 역술에 밝은 터라 그날 천기를 보니 최부자가 염라국의 살생부에 올라 이 달 그믐 자시(子時)에 죽기로 되어 있는 것이 점쳐졌다. 해서 최부자 집 찾아가 목탁을 두드리자 역시 최부자 행위는 난폭하기 짝이 없다. 목탁을 빼앗고 먹고 있던 닭다리나 처먹어 라며 집어던지는 등 보통 행패가 아니다 이리하여 스님이 한마디 한다. “지금 최부자의 관상에는 이달 그믐 자시에 염락국에서 사자가 올 것이니 그동안 죽음이나 잘 준비하라” 경고하고 떠나 버렸다.
이 말을 들은 최부자 몹시 화가나 그날 밤 잠을 못자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둠 속에 나타난 저승사자 주지스님과 똑 같은 말을 하곤 사라졌다. 최부자 그때서 깨닫고 벌벌 떨며 죽기 싫어 옥황상제 빌어 봐도 천국의 살생부라 거역하기 곤란하다. 한데 죽기 전 날 꿈을 꾸다 벌떡 일어났다. 이게 왠 일인가. 오색 구름 속에 백발의 신령이 나타나 자기 대신 죽어 줄 사람 있으면 최 부자는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신기한 선몽을 남기고 사라졌다. 날이 새자 말자 소작농 가족 등 100여명을 모조리 불러 들였다. “여기 나 대신 죽어줄 사람 있느냐. 나 대신 죽어 주면 내 재산의 절반을 유족에 주겠다.”하였으나 역시 목숨은 하나 뿐, 대신 죽을 사람 아무도 없다. 최 부자 역시 살기를 포기하고 이달 그믐 죽을 시점만 기다리던 중, 천덕꾸러기 말 못하는 둘째딸 금순이가 아버지 대신 죽어 주겠다고 나선다. 비정한 최부자, 금순이를 대신 죽게 하고 말았다. 아버지 대신 저승 간 금순이 염라대왕 앞에서 생전의 선과 악을 검증 받는데 아무리 잘 먹어도 늙지 않는 인간이 없는데 동안(童顔)이 수상하다. 염라대왕이 명경대를 들이대자 최 부자가 아니고 최부자 둘째 딸 금순이가 대신 온 것이다. 이에 염라대왕 화가 치밀어 사자에게 살생영장 똑 바로 집행하라고 경고하고 3월 정직을 내린 후 망자에게 다그치자 금방 들통 나 금순이 이실직고하고 말았다. 효녀 심청 버금가는 말 못하는 금순이가 아버지 대신 저승에 온 것이다. 수 만년을 이어온 염라국이 생긴 이래 처음생긴 일이라 대왕 감동하여 최 부자 행위는 괘씸하나 금순이의 갸륵한 효성을 감안하여 금순이를 즉시 환생시켜 주고 최부자는 20년 더 살게 하라고 판결하였다. 드디어 금순이의 삼일장 입관시가 되어 가족 모두 울고불고 관 뚜껑에 못질 순간 갑자기 오색 기운이 피어나서 관 뚜껑이 열리더니 말문까지 트인 금순이 “아버지 어머니 제가 돌아 왔어요”하며 금순이가 환생 하게 된 것이다. 말문이 트인 금순이 3일간의 염라국 과정을 아버지에게 설명하자 뒤늦게 철이 들어 개과천선(改過遷善)하였으며 죽기로써 효성을 다 한 금순이는 지금까지 합천고을 장애입은 효녀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즉 “내가하는 일 하늘이 보고 있다” 부모에 효도하고,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