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년 전 별이 떨어진 곳 초계, 비밀 풀렸다
지질자원연구원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 발견” 논문 발표로
적중-초계분지는 ‘운석충돌’ 흔적이란 과학적 근거 밝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2번째 발견된 운석충돌구

草溪(초계). 태초부터 풀과 시내가 흐르는 곳으로 여겨졌던, 너른 초계 분지의 비밀이 풀렸다.
산악지대가 대부분인 합천군에서 드물게 너른 평야를 가진 곳으로 초계-적중분지는 일찍부터 특별한 곳으로 여겨졌었다. 예전부터 이 분지는 운석충돌에 의한 것이란 추측이 간간이 있었으나 과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경남 합천에 있는 움푹 파인 분지가 5만 년 전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한반도에서 운석 충돌구의 직접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 KIGAM)은,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연구팀이 경남 합천군 적중면과 초계면에 걸쳐 있는 지름 약 7km의 그릇 모양 지형인 적중-초계분지가 운석 충돌구임을 확인했다고 12월14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 발견(First finding of impact cratering in the Korean Peninsula)’이란 제목으로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 12.8., IF: 6.174)에 발표했다.
올해 1월부터 현장조사를 진행한 연구팀은 깊이 142m 시추코어(땅을 뚫어 지각을 조사하는 방법) 조사와 탄소연대측정 결과를 통해 적중-초계분지가 약 5만 년 전 운석 충돌로 생겼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운석이 지표와 충돌하면 충격파가 일어나 거대한 웅덩이를 형성한다. 충격파의 영향으로 기존 암석과 광물 내에 암석 변성 흔적이 남는다. 연구팀이 변성 흔적을 확인한 결과 142m 깊이의 석영광물 입자와 130m 깊이의 셰일암석에서 암석 변형 증거를 확인했다. 분지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숯을 이용한 탄소연대측정 결과 운석 충돌이 약 5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임재수 지질연구센터 박사는 “분지의 호수퇴적층 속에서 발견된 숯을 이용한 탄소연대측정 결과는 적충-초계분지의 운석충돌이 약 5만 년 전에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적중-초계분지의 실제 운석충돌구는 직경이 4㎞에 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최소 직경 약 200m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의 충돌 때 발생된 에너지는 1400메가톤(MT)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8만7500배에 달하며, 1908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M=8.4) 때의 발생 에너지와 같다. 현재 전세계에 공식적으로 인정된 운석충돌구는 200여개다. 적중-초계분지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2010년에 발표된 중국의 슈엔 운석충돌구 이후로 2번째이다. 한편, 합천군에서는 지금까지 운석충돌에 대한 추측은 무성했지만 이번에 과학적으로 규명이 된 것에 대해 반가워하고 있다. 그동안 동부지역 임춘지 군의원은 5분자유발언 등을 통해 “초계분지 내에 은하수 관측을 위한 천문대 설치”를 제안하거나 ‘별이 떨어진 그곳, 草溪’를 역사관광지로 개발하자는 주장이 있었다. /박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