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욱 기자의 기자수첩| 어느 것이 더 ‘청정’(淸淨) 한가?
지난달 24일 쌍백면 도농교류센터에서 개최된 〈발전소 환경전문가 초청 토론회〉에서는 환경전문가와 LNG반대주민 간의 짧은 설전이 있었다. 먼저 반대주민이 “LNG가 청정에너지라고 하는데 정말 청정에너지가 맞는냐?”고 물었고, 신은상 교수는 “청정에너지가 맞으며 환경부 고시에 ‘청정에너지’로 되어 있고 그만큼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한다는 말이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주민은 “오염물질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청정에너지가 아니며 합천처럼 청정한 지역에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LNG발전소가 들어서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환경부 홈페이지 ‘환경용어사전’에는 「천연가스는 액화과정에서 분진, 황, 질소 등이 제거되어 연소 시 공해물질을 거의 발생하지 않는 무공해 청정연료이다」고 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마포구 당인리발전소(서울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제76회 식목일 기념행사에서, 이곳 LNG발전소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낮은 친환경발전소”며 “서울에 있는 가구 절반에 전기를 공급해준다”고 했다.
LNG발전에 있어 가장 문제시 되는 유해물질은 질소산화물(NOx)이다. LNG발전은 질소산화물을 암모니아와 반응시켜 공기 중의 70%를 차지하는 질소와 수증기로 전환하여 배출한다. 질소산화물의 배출농도 기준으로 보면 당인리발전소 5ppm, 일반가정용보일러 173ppm, 합천군에 들어설 LNG발전소는 4ppm이다.
환경전문가는 반대주민의 주장처럼 오염물질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청정에너지’가 아니라고 한다면 “사람도 오염물질을 배출한다”고 했다.
LNG반대주민들은 ‘수려한 합천’, ‘청정한 합천’ 등의 문구를 신조어처럼 내세우며 합천군을 향해 “LNG발전소는 수려한 합천군을 포기하는 정책이다”고 했다. 과연 우리의 농촌은 정말 수려하고 청정한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발생량을 보면 전기·자동차·난방 등에 쓰이는 화석연료가 40%, 축산과 농업이 16%로 그 다음을 차지한다. 축산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30배 강한 온실가스 효과가 있고, 논밭에서 뿌려지는 화학비료는 수분과 만나 산화되면서 공기 중에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특히 우리나라 농업의 화학비료 사용량은 세계 1위이며 농업에너지 사용량도 세계 1위이다. 또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원인들 중 1위가 생활폐수, 2위가 화학비료, 3위가 축산 분뇨이다. 이뿐만 아니다. 벌과 나비 같은 곤충은 물론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농약이 있다.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등의 성분들에는 옥신코퍼, 다이아지논, 밀베맥틴, 카두사포스, 글리포세이트 등 실로 다양한 종류의 독성들이 있고, 그 밖에도 식물호로몬계와 비호로몬계의 식물성장촉진제 및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등과 함께 사용하는 보조제에도 그 종류가 다양하다.
2019년 우리나라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생산량이 아님)은 농약 16,700톤, 화학비료 441,000톤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40년 전부터 합천을 비롯한 우리나라 농촌 들녘에는 이 정도의 농약과 화학비료가 해마다 뿌려졌고 앞으로도 뿌려질 것이다.
다만 합천군민들이 위험할 정도로 농약과 화학비료에 노출되어 살면서도 실감나게 느끼지 못하는 데는 도시지역들처럼 높은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지 않고 사방이 트여져 있고, 주위의 산들에서는 끊임없이 맑은 물이 흘러내려와 수질오염원들을 씻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밭과 축산시설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는 다른 곳으로 옮겨갈 뿐 지구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수질오염원들은 합천댐이나 합천·창녕보처럼 물의 흐름을 막는 곳이나 바다처럼 물이 최종적으로 머무는 곳에서 녹조를 일으키며 수생태계를 파괴하고 대기환경에도 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