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공원’ 명칭 언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 – 이호석 수필가
‘일해공원은 2000년 초에 공사를 시작하여 2004년 6월에 준공하였다. 공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새로운 1000년을 맞이하는 의미로 ’새천년 생명의 숲‘이란 이름으로 공사가 시작되었고, 공사 완공 후 일부 군민들이 어느 지역에나 있듯이 공원 명칭이 있어야 한다며 합천군에 건의하였고, 당시 군수는 군민의 뜻을 모아 ‘일해공원’으로 제정하였다.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딴 명칭이다. 모든 사람이 장·단점이 있듯이 모든 일에는 공감하고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제정할 때 전체 군민의 뜻은 직접 물어보지 않았지만, 군내 각 마을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등 지역 대표들의 뜻을 물어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명칭 제정 후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군민들은 명칭 제정이 당시 군수의 의도대로 만들어졌다는 것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에 발생한 광주 사태를 발발케 한 장본인이라고 하면서 공원 명칭에 그분의 ‘호’를 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먼저 어떤 외부 세력에서 나왔고 이 고장에서도 그분을 좋아하지 않거나 정파를 달리하는 사람 일부가 그들의 뜻에 공감하면서 논쟁이 시작되어 17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나는 이 명칭을 제정한 뜻을 헤아려 본다. 반만년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으로 지역 출신 국가원수가 탄생한 것은 너무나 큰 광영이므로, 그 기념비적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후대까지 알리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당시에도 일부에서 그분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장, 지도자들이 일해공원 명칭 제정에 동의한 것은 일부의 비난보다 앞의 취지를 더 중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해공원 명칭 제정 이후 지역의 상황을 보면, 지금까지도 그 명칭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람과 공인 언론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이제 일해공원 명칭 논쟁은 끝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해공원’ 명칭을 제정할 때 군 관내 전 마을 이장 지도자 등 각 마을 대표들이 공감하고 동의하였다. 이들의 동의는 군민들의 뜻으로 봐도 무방한 것이다. 그들도 나름대로 심사숙고하여 공감하고 동의하였을 것이다. 이들을 무조건 당시 군수의 의견에 따랐다고 단정하여 말하는 것은 그들의 인격과 판단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일부에서 반대 의견을 계속 이어가자 지난 6월에 합천군 주관으로 각 사회단체 대표들과 반대 단체 대표들을 소집하여 이 문제를 논의하였고, 참석자 절대다수의 의견으로 일해공원 명칭을 그대로 존치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셋째, 이러한 상황이었음에도 일부에서 합천군에 끈질기게 반대를 주장하자, 지난 10월에는 군에서 군민 전체 여론을 객관적으로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지역 언론사협회가 주관하여 전문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여론 조사를 하도록 협조 요청하였다. 이 여론 조사에서도 역시 일해공원 명칭을 그대로 존치하여야 한다는 동의가 우세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쳤음에도 극히 일부에서 또 다른 이유를 내세우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반대 이유는 전 군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는 부당하고 공원 이용을 많이 하는 인근 읍·면민을 대상으로만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군민은 물론 외지 사람들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므로 군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너무나 정당하다. 이 반대 주장에 비약해서 더 억지스러운 주장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까운 읍·면에서도 변두리 마을 살면서 이곳에 한 번도 와 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명칭에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이분들도 모두 제외하고 직접 이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야 된다는 주장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여론조사까지도 부정하는 것은 잘못이란 생각이다. 관내의 어떤 일에도 다수의 생각을 무시하고 소수가 꼭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고집하면 많은 부작용이 따르고 군민의 분열만 가져올 뿐이다.
얼마 전 어느 대통령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의 잘한 점을 언급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사실은 바른말을 한 것이다. 공과는 항상 함께, 그리고 바르게 평가해야 한다. 과오만 확대하여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전 대통령의 공과는 먼 훗날 달리 평가될 수도 있다. 그분은 과(과가 사실인지 모르지만)에 대해서는 감옥과 유배 생활 등 혹독한 처분을 받았고, 지금도 구순 노인으로 정치권에서 온갖 핍박을 받으며 법정에 불려 다니고 있다.
지금은 전 대통령의 공과는 그들의 처분에 맡겨놓을 수밖에 없다. 이곳 고향에서는 1981년 당시 8만 군민과 30만 향우들이 지역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였다고 얼마나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였는가. 현재 수십 년 이어가고 있는 ‘대야문화제’도 그러한 분위기에서 제정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며 조금 자중하고 현 상황을 그대로 지켜보고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최근 우리 지역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앞에 나서는 사람들은 입으로는 우리 군 소멸 위기를 걱정하면서도, 모두가 양보할 줄 모르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면서 군민 분열을 불러오고 있다. 일해공원 명칭도 그렇고, 남북내륙철도 역 관계도 그렇고, 쌍백 지역의 청정에너지 융합발전단지 조성사업 등 곳곳에서 군민 분열 양상만 보이고 있다. 외지인이나 향우들이 이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걱정스럽다. 나는 그들이 자중지란의 처지에 있는 우리 군을 보면서 빨리 소멸될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며 비아냥거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부끄러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진정으로 이 고장을 평생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한다면 나의 주장을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 다수의 의견으로 똘똘 뭉쳐 단합할 때 우리 합천군이 더욱 발전할 수 있고, 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