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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28) – 흐르는 강이라야 사람도 산다, ‘황강·낙동강 합수부’

적중면 황강교에서 청덕면 모리 방향 자전거전용도로로 8.4킬로 정도 가면 합천창녕보가 나온다. 수년 전 처음 그 길을 걸어서 갔다. 두어 시간 남짓 걸었고 주로 황강(黃江)과 그 강변에서 농사짓는 마을을 강둑에서 조망하는 길이었다. 합천창녕보는 을씨년스러웠고 이방 쪽 수풀은 놀랍게도 넓었다. 그 산보에서 처음 황강과 낙동강(洛東江)이 만나는 합수부를 봤다. 합수부에서 본 강은 적당히 한 눈에 들어오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웠다. 그 뒤로 같이 살던 강아지와 걸어봤고 자전거로 오가기도 했다. 황강과 낙동강은 시시각각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사람이 개입해 강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모습도 눈여겨보게 됐다. 더구나 지난해 여름 우리 지역을 덮친 수해피해와 앞으로 어떤 피해를 입힐지 모를 ‘황강 취수원’ 사업은 당장 내가 농사짓는 밭과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마을을 위협하니 강을 바라보는 마음은 이제 그저 무겁기만 하다.
이번에는 벗과 함께 승용차로 합수부를 찾았다. 창녕함안보 관리수위 영향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황강·낙동강 합수부는 상공에서 찍은 풍광만큼은 아니어도 새삼 ‘아, 여기서 낙동강과 만나는구나. 황강은 여기서 끝나는구나. 기회가 되면 모래밭을 직접 맨발로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황강교 옆에 사는 터라 어린 시절 그 다리 아래에서 어른들이 빨래하고 물도 길어 집에서 쓰고 여름이면 물놀이도 했던 추억이 있다. 다 자라서까지도 그 강에서 재첩 잡으며 놀다가 중이염에 걸렸던 아픈 기억도 있다. 이제 그 강은 상수원보호를 해야 해서 접근금지다. 물가에 살면서 물 가까이 못가는 삶은 자연스럽지 않다. 흘러야 할 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는 일처럼.
길이 111km, 유역면적 1,339.88㎢라는 황강이 청덕면 적포리에서 낙동강과 만나 영남지방 전역을 거쳐 남쪽 바다로 간다. 낙동강은 무려 하천연장 400.7㎞, 유로연장 510.36㎞, 유역면적 2만 3384.21㎢나 되는 강이다. 이 강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11월 14일 합천황강취수장반대군민대책위원회(위원장 이종철)를 비롯한 구미시민사회취수원이전비상대책위원회, 창녕길곡면여과수비상대책위원회와 관련 시민단체(낙동강경남네트워크, 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 울산환경운동연합,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가 ‘국회는 낙동강 유역의 주민들이 반대하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 예산 전액 삭감하라. 환경부는 낙동강 수질개선과 도시 내 소규모 상수원부터 살려내라.’고 성명을 냈다. 강을 개발해서 이득을 보는 자들이 있고 이들 탓에 생존을 위협받는 강변 생명들이 있다. 지난해 합천 수해 당시, 황강교 아래로 떠내려가던 소를 목격했다. 인간이 저지른 과오로 평생 우리에 갇혀 지내던 소가 물살에 떠내려갈 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던 일은 내내 괴롭게 되새기는 장면이다. 흐르는 강에 새가 날아들고 고라니가 뛰어다니고 사람도 농사를 짓는다. 강을 흐르게 하자. 황강과 낙동강을 살려보자.
/임임분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