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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1)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 – 변명규

한 평생을 아무런 고통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특별하고도 엄청난 복을 타고 났음에 틀림없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고통 또는 그 기간이 길고 짧은 고통들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같은 고통이라도 이 고통에 대한 느낌이나 받아들이는 정도는 사람마다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그런 사례는 자주 경험한다. 여기 한 사례를 보면, 같은 병에 걸려 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한 사람은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려야 하나. 그러면서 부모를 원망하고, 의사를 원망하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어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또 한 사람은 같은 병이지만 한 평생 농사지으며 순진무구하게 살아온 사람으로 자기의 병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치료를 열심히 받고 있었다.
사람들의 내면을 알아보면 누구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같은 고통이라도 엄청나게 큰 시련일 수도 있고, 사소한 일상으로 받아들여 생활하다보면 저절로 해결되는 수가 있다.
우리에게 찾아온 고통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자기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과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 가능한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고통이 닥치면 거기에 집착하여 고민하고 환경을 원망하면서 힘들게 살아가지 말고, 고통 자체를 정확히 분석하여 어느 쪽인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능력 밖의 것이라면 조용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신과 주위의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면 좋다. 여기에 더 나아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남에게 베풀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된다. 이것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마음에 담아두고 있으면 그 고통은 날로 비대해 질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 할 수 있는 고통이라면 그 내용을 분석하여 해결책을 세워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 된다. 여기서도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항상 여유롭게 평화롭게 가져야 한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이 선택할 문제인 것이다.
여기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에 대한 교훈이 되는 내용이 있어 인용해 본다. 어느 날 젊은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인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스승은 때가 아니라며 대답을 미뤘다. 몇 년 뒤 스승은 제자를 데리고 숲으로 향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가르쳐 줄 테니 내 뒤를 따라라.” 스승은 말을 마치자마자 숲속을 살피기 시작하더니 아름드리나무를 끌어안고 소리 질렀다. “이놈의 나무야, 날 놔라! 사람 살려!” 영문을 알 수 없는 제자는 나무에 달라붙은 스승을 떼어 내려 안간힘을 썼다. 그렇지만 스승은 계속 살려 달라고 소리칠 뿐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참다못한 제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나무가 스승님을 붙잡은 게 아니라 스승님이 나무를 부여안으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오히려 나무한테 놓으라고 하시다니요. 나무를 잡은 손을 놓으시면 해결되지 않습니까?” 그제야 스승은 나무를 안고 있던 팔을 풀며 말했다. “지금 네가 말한 것이 바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인생의 모든 고통과 번민은 욕심으로부터 물질과 명예, 사람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들을 붙잡고 놓지 못해 괴로운 것임을 늘 염두에 두어라.”
불교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란 말이 있다. 삼라만상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다는 뜻이다. 마음이 원인을 만들고, 과정을 거쳐 결과를 가져온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면 그것이 바로 도에 통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다만 마음을 잘 다스린다는 것이 말과 같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이 세상은 너무 무미건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모두가 마음을 잘 다스리는데 배움이나, 경험, 수련, 종교도 다 필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마음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인간의 최종 목적인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면으로 잘 다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상에 인류가 탄생한 이래 평화라는 것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세계의 곳곳에서 유형무형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구상의 전 인류가 위에서 말한 긍정적인 면으로 마음을 잘 다스린다면 고통이 있을 수 없고, 평화가 찾아오고, 이어서 천국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과연 찾아올 것인가? 그것은 자신의 마음이 결정할 문제다.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도 천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가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을 것이고 지혜로운 삶을 이어갈 것이다.
불교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마음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하지 않았는가?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팔만대장경(81,258매)에 새겨진 경구는 엄청난 양이다. 그런데 그 많은 양의 경구를 한 글자로 표현한다면 무슨 글자일까? 그것이 바로 심(心)이다. 심이 곧 마음이 아닌가. 마음속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