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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나무 그늘에 앉아 /춘당 하재효

해인사 홍류동 농산정을 지나
삼각 구름다리에 서면
손에 잡힐듯 물푸레 한 그루

그늘이 좋아 바위에 앉으니
나를 불러 들인 너에게
고마움과 존경심이 앞선다

그렇게 큰 바위에 맞서
눌리고 찟기고 갈라지면서
실뿌리 한올한올 쉼없이 뿜어

큰 두 줄기에서 작은 가지 만들고
푸른 잎 무수히 달고
백설 실꽃 피워 산천을 밝히면서

찬서리 모진 바람
미친 물덩이 두려움 이기내고
떠날 줄 모르니

가지도 잎도 꽃도 나도 행인도 너의 고통 도움 나눌 줄 모르고
그저 즐길 뿐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