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뉴스홈

사진이 있는 단상, “빈숲의 노래” – 어찌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길을 가다가 넘어져 안경이 깨졌다
‘어째 이런 일이’ 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일어난 일에 불평하고
무엇인가 탓할거리를 찾아
걸려 넘어지게 한 돌뿌리를 탓하거나
발밑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자신을
책망한다 해도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세상의 일 가운데 까닭없이
일어난 것은 없다
일어난 일은 모두 그럴 까닭이 있어
일어난 것이다

말미암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의
다른 말이 ‘절로’이다.
자연의 것만이 아니라 인간사의 모든 일 또한 그렇게 절로 이루어진 것이다

원인을 따져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은 가정일 뿐, 실제가 아니다

불평하고 부정하고 저항하는
마음만 없다면
세상의 모든 일은 흐르는 물과 같다

일어난 일은 기꺼이 받아드리고
내딛는 걸음에 유의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의 전부임을 생각한다

  • 빈숲 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