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쏙 들어온 책 (1) – 김영호, “함께 행복한 한국을 만들자는 제안에 공감”
김누리,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해냄, 2020)

지난 1월 1일자로 임기를 시작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 김영호 지부장에게 “혹시 책을 좀 보십니까?”라고 물으니 “아, 네. 봅니다.”라고 해서 “아, 그래요? 반갑습니다. 어떤 책을 보십니까? 책 얘기 좀 해주세요.”라고 하니 김 지부장이 인터뷰에 응했다. 아래는 지난 6월 23일 지부 사무실에서 그와 나눈 얘기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2007년 3월, 37세에 합천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16년차가 됐다. 그 전에는 진주시농민회 활동을 했고. 진주 대곡에서 깻잎농사 짓는 집 자식으로 태어났고 선생하려고 순천대사범대 농업교육과에 진학했는데 학생운동을 열심히 했고 그러다보니 임용고시는 못보는 처지가 되었고 진주시농민회에서 농민운동을 했다. 이후 가정도 생기고 직업변경을 도모하려고 하니 공무원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고 당시엔 공무원시험에 나이제한도 있던 때라 농촌지도직에 도전해 여기까지 왔다. 보직에 따라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했고 그러다보니 좀 지루해서 다른 보직(농업직)으로 옮기면서 면 단위 업무도 봤다. 지난해 10월, 대양면사무소로 발령 나서 일하던 중 지부장 상근 제안을 받고 선거 거쳐 올 1월부터 지부장 일을 하고 있다.
김누리 교수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를 추천한 이유는?
-지부장 임기 맡고 간 전국 지부장 수련회에 김누리 교수가 강사로 왔는데 강의 내용에 공감했다. 잘하더라. 그 이후에 강사가 궁금해서 사본 책이다. 그래서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고 공감해서 많은 이에게 권하고 싶었다. 한국사회에 대한 저자의 진단에 공감했다. 한국은 소득 3만 불, 인구 5천만이 넘는 선진국이자 강대국이다. 나라는 작지만 분명히 우리는 잘 사는 나라다. 이런 나라가 많지도 않다. 그런데 우리는 왜 불행한가에 대한 분석이 이 책의 주 내용이다.
저자는 왜 우리가 불행하다고 하는가?
-저자가 독일에서 공부해서 독일과 한국을 비교해서 설명한다. 그는 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였다가 분단되었고 이후 통일이 된 독일, 대학교육까지 무상으로 운영하는 독일을 강조한다. 저자는 독일과 함께 유럽 선진국의 힘은 68혁명에서 왔다고 본다. 68혁명의 여파로 유럽 여러 나라가 선진국이 되었고 심지어 68혁명의 큰 이슈였던 베트남전쟁을 일으킨 미국도 영향을 받았는데 한국은 이 흐름을 타지 못했다. 한국도 힘든 민주화과정을 거쳐 왔다. 가장 최근의 촛불혁명까지 오면서 한국도 민주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고 성과도 있었다. 우리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 홍콩, 대만, 일본으로 진출할 정도다. 그럼에도 한국은 정치적인 민주화만 되었지 문화, 경제에선 민주화가 되지 않은 상태, 즉 일상민주주의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 김누리 교수는 한국이 ‘광장민주주의는 상당한데 이들이 일상으로 가서 하는 행동을 보면 과연 우리는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민주주의자가 없는 민주주의라고 지적한다. 이 지적에 공감한다.
예를 들면 어떤 점이 그러한가?
-독일도 세계적인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 기업에서 하고 있는 노동이사제를 보면, 노동자가 회사 운영에 50% 참여하게 된다. 한국은 어떠한가. 노동자가 목소리를 내면 회사 말아먹네, 노동귀족이네 비난한다. 한국의 대학은 교수 출신 총장이 모든 권한을 가지는데 독일은 조교나 학생도 총장이 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한다. 한국의 386세대가 군부독재타도를 위해 노력했고 여기까지 왔지만 기득권이 된 이들의 무능함이 문제다. 정치인들 중 수구와 보수만 있지 진정한 진보가 있는가? 없다고 본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색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자본을 대변하는 시장경제로 양극화는 심해지는데 누가 해결하고 있는가?
독일통일의 경우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동독인들이 동독의 의지로 통일에 적극 나선 결과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한국의 통일도 갑작스런 통일이 아니라 북한이 어느 정도 민주화되고 정권이 바뀌고 우리도 노력해서 단계별로 연방제, 1국가2체제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더라.
누구랄 것 없이 내가 학생운동부터 농민운동, 지금은 노동운동을 하는 입장이라 이 책을 보면서 함께 잘 사는 한국, 행복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기득권들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전망에 대한 고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이기도 했다.
합천군지부는 몇 년 전부터 ‘독서통신’이라는 사업을 운영한다. 1인당 한 달에 최대 두 권씩 책을 사볼 수 있고 독후감을 쓰면 도서구입비를 군에서 지원한다. 예산이 정해져있어 조합원들의 독서 열의에 따라 빨리 끝나기도 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지부가 노동조합 활동으로 만든 복지 중 하나. 이래서 노동조합은 힘이 있어야 한다. 김영호 지부장은 “아무래도 지부 상근을 하니까 혼자 있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늘어 책 보는 시간이 확보된다. 김누리 교수 책 읽고 난 뒤에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봤는데, 빨치산이었던 작가의 아버지와 소통하게 되는 내용을 담은 소설이다. 잘 읽히고 재미있고 공감도 되더라. 이 책도 권한다.”라고 덧붙였다. /임임분 시민기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