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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알선수재 혐의 언론인 A씨 ‘징역 2년’ 구형

호텔 사건 약 1년… 검찰 첫 구형은 ‘실형’, 추징금도 7천만 원
돈은 받았지만… A 씨 측 “구체적 위법행위 안했다” 선처 호소
법조계, 실제 알선 행위 ‘진행’ 시 특별가중인자 해당… 형량↑
알선 대상 인물도 영향 받나… 군 촉각
혐의 부인했던 A 씨, 법정선 인정… 경찰, 반전 분수령?

검찰이 영상테마파크 호텔 관련 부정청탁 위반 및 특가법상 알선수재죄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언론인 A씨에게 징역 2년, 추징금 7천만 원을 구형했다. 이는 호텔 사건이 알려진 지난해 6월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 내려진 검찰의 구형 소식이다. A 씨에게 알선 대가로 총 7천만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진 시행사 실사주 K 씨에 대해선 배임죄를 다투는 재판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다음 공판에서 혐의를 종합해 검찰 구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9일 거창지원 제1호 법정에서 A 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고 추가 증인이나 피고 심문 등의 법정 시시비비를 가리는 절차 없이 검찰 구형이 속전속결로 내려졌다.
A 씨 사건은 지난 3월 구속된 후 시행사 실사주 K 씨 등의 배임죄를 다투는 재판과 병합됐고 이날은 두 번째 공판이었다. 검찰의 구형 이후 A 씨 측 법률대리인은 기소 후 피고 자신의 범죄를 잘 알게 됐으며 위법함을 인정하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발언권을 얻은 언론인 A 씨는 재판부를 향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면서 생활하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재판에서 언론인 A 씨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 시행사 실사주 K 씨에겐 전자인 부정청탁 위반 혐의가 적용되어 있다.
앞서 지난 4월 18일 열렸던 공판에서 검찰은 언론인 A 씨가 시행사 실사주 K 씨로부터 호텔 관련 군‧군의회 주요 결정 사안이 체결되도록 부탁을 받고 7천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공소사실을 밝혔고 시행사 실사주 K 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A 씨는 돈을 받은 건 인정하면서도 수사기록 검토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절차가 이어지는 게 아니냔 분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두 차례 치러진 관련 공판에서 검찰 공소사실을 두 피고인 모두 인정함에 따라 알선수재와 부정청탁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형량을 확정하는 판결이 남았지만 혐의가 사실화되면서 알선 관련 잠재적 대상자들에게도 금품이나 이익이 돌아간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불법 과정에서 단지 언론인 A 씨의 언변만 작용 했겠나‘라는 의혹과 함께 복수의 군 공무원들 사이에선 A 씨 재판 영향이 군과 군의회로 뻗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알선 관련 추가 수사ㆍ기소 소식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고 있다.

알선과 청탁 관련 범죄에 있어 처벌 범위가 군과 군의회로 뻗칠지 여부는 A 씨의 실제 알선 행위 ‘진행’이 있었는지에 달렸다.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등 시시비비를 가렸다면 일부 드러날 수 있었겠지만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심문 절차 등은 없었고 공개된 내용 또한 전혀 없어 실제 알선행위가 어느 선까지 ‘진행‘됐다고 단언하긴 힘든 상태다, 알선수재죄는 알선 대상에 미친 영향과 관계없이 의도와 금품수수 조건만 성립되어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알선수재죄가 인정된다 해서 실제 알선 행위의 진행까지 가늠하긴 무리가 있다.
이런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현행법을 살펴봐야 한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한 자 또는 약속한 자에게 적용되는 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법조계는 알선 여부와 무관하게 알선의 목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거나 요구, 약속한 경우 자체만으로도 알선수재 처벌이 성립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알선수재죄는 실제 알선 행위까지 진행됐을 경우 양형 기준으로 특별가중인자에 해당 돼 형이 더욱 무거워질 수 있고 알선 의사나 능력도 없으면서 알선 대가로 금품만 받은 경우 알선수재죄 외에 사기죄도 적용될 수 있다.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해 수사기관이 사기죄를 적용시키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알선의 의사나 능력은 있었지만 실제 행위가 진행되지 않았거나 미흡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했던 대상자들에게 돌아간 이득은 없을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군ㆍ군의회는 알선과 부정청탁 관계에선 자유로울 수 있다.
A 씨 측은 검찰 구형 직후 “금품을 수수한 건 맞지만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위법‧부당 행위는 하지 않았다. 피고 행위로 군이 정책을 위반하거나 추진한 건 없다”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는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실제 알선 행위 진행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데 이런 내용이 받아들여진다면 A 씨의 알선수재죄일 뿐 알선에 필요했던 대상자들은 형사법 상에서 무관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실제 행위로 이어지지 않아 A 씨 선에서 마무리되고 공무원 유착 수사도 흐지부지 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번 부정청탁 위반과 알선수재 사건뿐만 아니라 유착 관계 전반에서 무게 실린 추가 수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호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만 1년이 되어가고 있다. 당초 감사원 조사와 경찰 조사가 겹치며 호텔 사건 관련해 행정적인 미흡한 부분을 감사원이 들여다본다면 공무원 유착 관계 등의 불법적인 요소는 경찰이 밝힐 것으로 전망됐었다. 복수의 소식통에 의하면 중복 수사를 피하기 위해 감사원 수사 의뢰를 기다려왔던 경찰이 최근 일부 공무원들을 불러 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수사 기관에 의해 공식 발표된 정보는 아니다. 감사원 발 수사 의뢰 대상자로 알려졌던 공무원들은 현직에서 정상 근무를 수행하고 있고 감사원 조사를 받았다고 인정했던 문준희 전 군수는 본지와의 통화(5월 10일)에서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고 경찰 소환 요청도 오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소사실에 언급된 군의회 의결 과정에 있었던 당시 군의원들도 경찰 조사에서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공무원이 공무원을 수사해야 하는 예민한 사건을 두고 지난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강행하며 상당한 증거를 수집했던 경찰이 A 씨 재판 내용에 따라 누적된 수사 결과물을 대거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경찰은 A 씨 입건 이후 구속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공을 들이며 조심스럽게 접근했었다. 올 초 A 씨 수사가 공무원 유착 관계를 밝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던 점, 수사 중 범죄 사실을 일부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진 A 씨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점, 감사원 수사 의뢰가 예상보다 늦어졌던 점 등 경찰이 다시 분수령을 맞이할 요소는 존재한다. 군 내부에선 수사 종료가 되지 않은 점 등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볼 때 경찰 판단을 속단하기 이르단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편, A 씨와의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문준희 전 군수는 본지(5월 2일자 본지 보도)를 통해 ‘A 씨는 법적 자문을 해준 인물일 뿐, 호텔 얘긴 꺼낸 적도 없다’라며 알선 등의 과정에 엮인 부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었다.
문 전 군수는 해당 보도 중 ‘의혹의 중심에 있는 문 전 군수’로 표현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의혹의 중심에 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당시 최종 결재권자로서 책임 선상에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지난 5월 10일). 덧붙여 감사원 조사 시에도 밝혔던 부분이라며 “합천에 호텔은 필요했고 사업자가 나타나 반가웠었다. 담당 공무원들도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걸 하면 위험요소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위험요소를 감안하면서 적극 행정을 펼쳤었다고 본다. 사적인 유착 등의 범죄와 연루된 게 아니라면 처벌을 줌에 있어 공무원 적극 행정 부분은 참고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부정청탁 위반 관련 첫 공판(지난 4월 18일)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던 시행사 실사주 K 씨도 이날 공판에 모습을 보였지만 배임죄를 다투는 내용이 남아있어 K 씨에 대한 검찰 구형은 내려지지 않았다. 이로써 A 씨에 대한 판결 선고는 K 씨 등의 결심공판(구형) 이후 함께 치러지게 됐다. K 씨 등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은 5월 23일(거창지원 제1호 법정)이다. 이날 검찰 구형이 나올 경우 6월에 피고 전체(시행사 실사주 K 씨, 공모 혐의 B와 C 씨, A 씨)를 대상으로 1심 형량이 확정되는 선고공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