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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면 출신 한학자 목옹 이영태 선생 유고문집 발간

이영태 선생의 유고문집인 ‘목옹문집’ 표지. 총 5권으로 구성된 이 문집의 표지에 새겨진 ‘제자(題字)’는 서예가 직암 이수희 선생의 작품이다.

율곡면 화곡마을 출신인 한학자 목옹(牧翁) 이영태 선생의 유고문집이 36년 만에 한글로 번역, 출간되었다. 선생이 남긴 한시 600여 수와 산문 200여 편의 유고가 아들 이수희 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 유고집은 한자 자필 원고로 보존되어 오던 것을 도학과 불교 등 난해한 내용까지 한글로 옮겨 엮은 것으로, 합천 유학사에 있어 귀중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1914년에 태어난 목옹 선생은 1989년 문천정사(文泉精舍:율곡면 본천에서 학문과 수행을 겸하던 집)에서 별세할 때까지 다섯 권의 한시를 저술했다. 생전에 합천 읍내에서 종묘상을 운영하며 주경야독으로 한학을 공부했으며, 13세에 노사학파의 율계 정기 선생, 14세에는 한주학파 창계 김수 선생 문하에서 수학하며 학문의 깊이를 더했다. 이후 율계와 창계 문하 동문들과 함께 ‘이이계(二以契)’를 결성해 봄·가을로 시회를 열었고, 말년에는 해인사 입구에 청원정(聽源亭)을 건립하고 전국의 유림 27인과 교유하며 학문의 세계를 넓혔다.
이번에 출간된 유고집에는 함벽루, 황계폭포, 용문정 등 합천의 명승지와 유적지를 둘러보고 읊은 한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는 합천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목옹 선생 후손인 직암 이수희 선생은 40년 이상 서예 한 길을 걸어왔다. 부친에게 글씨를 배우고 독학으로 실력을 다졌으며, 1986년 예서 대가인 소헌 정도준 선생을 만나며 본격적인 서예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성파서예상 등을 수상하고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또한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경남서예협회장, 팔만대장경 전국예술대전 운영위원장, 대야문화제전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 문화 발전과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또한 목옹 선생의 5남인 이수덕 씨는 불교철학을 전공한 실력으로 여러 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동양대 강규율 교수와 부산대 정헌교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아 유고집 발간에 힘을 보탰다.
‘목옹문집’은 총 5권으로 발간되었다. 제1권에는 목옹의 호와 생활터전인 태을당의 의미, 진와 이헌주 선생의 서문, 묘갈명, 향촌 선생의 행장, 여러 사우들의 제문과 발문 등이 실렸다. 그리고 목옹초 영인본을 뒷부분에 실었다. 2권부터 5권까지는 시와 산문이 담겼다. 표지 글자인 제자(題字)는 직암 이수희 선생이 썼다. 출판사 대자커뮤니케이션에서 지난 7월 10일 초판 1쇄로 출간되었으며, 비매품이다. /류재권 기자(재경향우)
다음은 목옹의 시 한 수를 소개한다.

함벽루에 올라(登涵碧樓)

남정강변의 명승지를 걸어 오르니
구름 돌아가는 절벽이 천층을 이룬다.
청산은 긴 강을 둘러싸고 섰는데
묵객들이 모여서 그림 같은 누각을 노래한다.
옥 술잔에 초승달 높이 떠오르고
범종소리 멀리 사라지니 진리의 등불 밝힌다.
번잡하고 화려함은 우리의 일 아니니
즐겁게 새로운 시를 누가 와 쓸 수 있으랴.
登涵碧樓
勝地南汀涉復登 雲歸絕壁石千層
青山惟帶長江立 墨客多從畵閣憑
玉學高飛初上月 鍾聲遙落已傳燈
繁華不屬吾人事 好把新詩孰可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