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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선비문화 유적 답사: 목화 재배 기업가 정신과 칼을 찬 선비 정신 조명

서부경남 선비문화 유적 답사: 목화 재배 기업가 정신과 칼을 찬 선비 정신 조명

류해춘 이사장

(사)한국선비문화센터(이사장 류해춘)는 합천군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 서부경남(산청군 일원)지역 선비문화유적지 답사’를 10월 17일(금)에 실시했다. 이번 답사는 목화 재배로 산업 혁명을 일으킨 문익점의 기업가 정신과 ‘칼을 찬 선비’로 알려진 남명 조식의 실천적 선비 정신을 집중 조명했다.

합천문화원 특강 및 현장 답사 진행

답사에는 약 40여 명의 참석자가 모였으며, 오전 10시 합천문화원(원장 허종홍)에서 류해춘 이사장의 사전 특강이 진행되었다. 류 교수는 삼우당 문익점(1329~1398)과 남명 조식(1501~1572)의 생애와 업적을 설명하며 선비 정신이 깃든 유적지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고 답사의 목적과 의미를 강조했다. 특강 후에는 지여행연구소(국선도팀) 시범공연이 시연되었다.

이후 합천문화원을 출발한 답사단은 목면시배유지, 남사예담촌, 산천재, 덕천서원 등을 탐방했다.

문익점의 ‘기업가 정신’: 목화 재배로 산업 혁명 일으키다

첫 탐방지인 산청군 단성면 목면시배지에서는 문익점의 업적을 되새겼다. 문익점은 고려 말 조선 초에 목화 재배와 무명베 짜기로 백성의 삶을 풍족하게 만든 실학자이자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목화 재배를 전국으로 전파해 백성의 삶을 따뜻하게 하는 ‘산업 혁명’을 일으켰으며, 목화솜으로 만든 면포는 조선시대 국가의 화폐로도 통용되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27년’ 기록에는 ‘우리나라 풍속에는 물건을 사고팔 때에 반드시 면포로 값을 매긴다’는 내용이 남아있다. 문익점은 국내 산업 혁명을 일으킨 공로로 조선 세종 임금에게 영의정으로 추증받았고, 세조 임금은 그에게 백성을 부자로 만든다는 ‘부민후(富民侯)’라는 후작을 추서했다. 참가자들은 목면시배지에서 실제로 목화를 관람하며 문익점의 효자리 비각 등도 함께 둘러보았다.

선비의 고장, 남사예담촌의 아름다운 매화와 회화나무

다음 코스인 남사예담촌은 수백 년간 사대부의 기상과 예절을 지켜온 전통마을로,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유명하다. 선비를 상징하는 매화나무와 금술 좋은 부부를 상징하는 회화나무로 유명해졌으며, 특히 하씨, 이씨, 박씨, 최씨, 정씨 다섯 문중의 품격을 지닌 다섯 그루의 매화나무(‘5매’)가 대표적이다. 이 중 하즙(1303~1380)의 원정매는 7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이다. 이 마을에는 남명의 선비 정신을 이어오는 유림의 독립기념관과 면우 곽종석(1846~1919)의 유적지도 있다.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담장 사이의 고택 골목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칼을 찬 선비’, 남명 조식의 실천적 정신

지리산이 바라보이는 산천재에 도착해 일행은 460년 전에 심어진 남명 조식 선생의 매화나무를 관람했다. 산천재 앞에 흐르는 덕천강과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은 남명 선생이 시를 짓고 학문을 연마하던 곳이다. 남명 정신은 ‘칼을 찬 선비’라는 비유로 요약되는데, 그는 ‘경(敬)’을 상징하는 방울과 ‘의(義)’를 상징하는 칼을 차고 다니며 제자들에게 이론보다 행동과 실천을 강조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곽재우, 정인홍, 김면 등 남명의 많은 제자들이 의병을 일으켜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였다.

산천재에 이어 덕천서원의 경의당에 도착하여 500년 된 은행나무 등을 구경했다. 서원 관람 후에는 경의당 앞마당에서 신해인 국선도 사범의 지도에 따라 국선도 체조를 배우며 심신을 단련했다.

평가회에서 ‘문무 통합’ 선비 문화 계승 제안

덕천서원 마당에서 진행된 답사평가회에서는 진지한 토론과 대화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사)한국선비문화센터의 발전에 대한 희망을 표출했다. 이기준(대구) 씨는 남명의 ‘칼을 찬 선비’ 정신과 문(文)과 무(武)를 통합한 정신을 합천의 새로운 문화로 개발하기 위한 ‘기업가 정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손국복(전 합천교육장) 씨는 합천의 운석충돌구 개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주영완(전 합천초등교장) 씨는 신재 주세붕 선생의 출생지인 문림마을을 선비문화 유적지로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한국선비문화센터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선비문화 심포지엄이나 학술답사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답사를 마무리했다.

/박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