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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_김상준 경남도민신문 합천국장

만남

_김상준 경남도민신문 합천국장

김상준 경남도민신문 합천국장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만남 속에서 살아간다. 매일 스쳐 지나가는 짧은 인사부터, 삶을 통째로 바꾸어놓는 운명적인 인연까지, 만남은 우리 인생의 결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만남의 가치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그 순간에는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던 만남이, 훗날 돌아보면 내 삶의 방향을 틀어놓은 전환점이 되어 있기도 하다.

만남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길을 걷다 마주친 미소, 우연히 같은 자리에 앉게 된 인연, 업무상 시작된 관계가 인생의 동반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스침에 불과한 인연이, 차츰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과정을 거치며 깊은 관계로 자리 잡는다. 인간관계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고, 때로는 위로가 되고, 또 때로는 거울 속의 결점까지도 비춰주며 성찰하게 만든다.

물론 모든 만남이 아름답고 좋은 결과만 남기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실망과 상처, 오해와 갈등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그조차도 삶의 중요한 경험이다. 아픈 만남을 통해 우리는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고,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상처를 준 인연조차도 결국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과정의 일부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점점 만남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사람을 대신하고, 메시지 몇 줄로 안부를 대신하며,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인간은 근본적으로 관계적 존재다. 사람과 사람의 눈빛이 마주칠 때, 목소리의 온기를 느낄 때,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나눌 때 비로소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기술은 편리함을 주지만, 만남이 주는 감동까지 대체할 수는 없다.

삶을 돌아보면 결국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만났는가’이다. 함께 웃어주고, 눈물 흘려주고, 말없이 곁을 지켜주었던 사람들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만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과의 시간을 진심으로 대할 때, 그 만남은 나를 살리고 상대를 살리는 귀한 인연으로 남는다.

만남은 우연 같지만 결국 필연이다. 오늘의 작은 만남이 내일의 큰 기적이 될 수 있음을 믿고, 하루하루의 인연을 감사히 여길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