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시 한편 읽을 여유 | 바람이 온다_강선기

시 한편 읽을 여유 | 바람이 온다_강선기

바람이 온다 질척거리며 온다
눈시울에 머득거리는 근심을 말린다

앞서간 시간을 따라 잡고자 한다
막다른 어둠 속에 숨겨 놓은 시간

스멀거리며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손 닿을 수 없는
가려움에 움찔거리는 빈 껍데기를 벗겨야 한다

바람에 쓸려나가는 담장
그림자를 밟고 앉아있는 푸른 안개

바지가랑 끝단을 타고 올라오는 새벽이슬
끌어안고 조여 오는 문풍지를
뜯어버리고 나니 바람은 길을
묻지 않는다

소매 끝에 매달린
마디 굵은 손가락 틈새로
인연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쩍 벌어진 가슴팍을 밀고 있다
시간이 허락한 것이다
눌려 놓은 버튼은 스스로 힘을 뺄 수 없기에
뜨겁게 끓어 넘치는 모터의 속도로
바람이 만들어진다

빼앗긴 그 무엇이 있는가
사타구니 끝단에서 웅웅거리는 닫힌 문
막 뜯겨 나가며 붉은 바람이 분다


강선기 시의전당문인협회 회원

강선기
△시의전당문인협회 회원, 시사모 특별회원
△시의전당문인협회 작품상, 전당문학 합천시화전 대상, 전당문학 이달의 문학상 대상, 전당문학 이달의 문학상 최우수상
△대한 문학세계 詩 등단
△저서: 『나는 시간인가 공간인가』,
△공저: 시사모 동인지 『내몸에 글을 써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