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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은 흐른다(63) 마음으로 우는 새 – 권길홍

먼 산에 뻐꾸기
새벽부터 운다
뻐꾹뻐꾹
남의 둥지에 내버린 새끼
어미가 길러주지 못해
뻐꾹뻐꾹
나중에 어미 만나서
인사하는 거 잊었을까
뻐꾹뻐꾹
배는 안 고파
하고픈 말은 앞산 만큼인데
뻐꾹뻐꾹
내 새끼 보고 싶어서
새벽부터 마음이 탄다
뻐꾹뻐꾹
잠은 잘잤냐
어디 아픈 덴 없고
뻐꾹뻐꾹
온산이 떠나가랴
목이 터져라
뻐꾹뻐꾹
앞산 뒷산으로 날아다니며
목이 터져라 운다.

손국복 시인의 시평|

뻐꾸기는 탁란(托卵)이라는 독특한 번식 습성으로 유명하다.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대신 위탁하여 키우는 생존 방식이다. 주로 뱁새나 개개비 멧새 등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새의 둥지를 노려 그 안에 알을 낳고 다른 알보다 2-3일 먼저 부화하여 먹이를 독차지 하면서 속성으로 자라나 이소하는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자식을 찾는 어미 새의 울음은 참으로 처량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시리게 만든다.
여름철, 앞산 뒷산에서 “뻐꾹 뻐꾹 뻐뻐꾹”하고 우는 소리를 들으면 이제 농번기가 시작되는구나하고 모두 농경 채비를 서두르기도 한다.
작가가 사는 합천 가회 산야에도 아침 일찍 뻐꾸기 울음소리가 온 산을 진동하고 있다. 그 소리를 듣고 대처로 집 떠난 자식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무탈한지? 별일은 없겠지?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루를 보낸다. 작가가 뻐꾸기를 ‘마음으로 우는 새’라고 부른 연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권길홍 작가는 오래 전 합천 가회로 귀촌하여 축산업을 운영하다가 건강상 이유로 폐농하고 지금은 소일하며 독서와 문예 창작에 전념하는 문필가로 <합천문협>과 <합천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합천신문’에 근대 한국사회 변천과 발전의 근간에 대한 심도 있는 칼럼을 자주 연재하여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얼마 전 <합천 수필문학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