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마지막 선비’ 추연 권용현 선생을 기리다… 합천 태동서원 춘향례 봉행
이 시대 마지막 선비’ 추연 권용현 선생을 기리다… 합천 태동서원 춘향례 봉행
합천군 초계면 유하리에 위치한 태동서원(泰東書院)에서 근세 유림의 대학자인 추연(秋淵) 권용현(權龍鉉, 1899~1988) 선생을 기리는 춘향례가 5월11일 거행되었다. 태동서원의 향례는 매년 음력 3월 25일 오전에 전국에서 모인 유림과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봉행된다.
태동서원은 기호학파의 태두인 율곡 이이와 우암 송시열의 학맥을 이어 발전시킨 추연 선생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후학들이 뜻을 모아 창건한 곳으로, 일제강점기 이후 유학자를 배향하기 위해 서원을 지은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2008년에 기공하여 2012년 봄에 완공 및 개원한 이 서원은 태암산 동쪽에서 동양의 도를 지키겠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생전에 ‘이 시대 마지막 선비’로 불렸던 추연 선생은 시류에 타협하지 않고 “죽을지언정 다른 뜻을 가지지 않겠다”며 전통 유학자의 길을 고집했다. 선생의 학문과 행동 지표는 ‘학주성리 행주성실(學主性理 行主誠實)’로, 학문은 성리학을 주축으로 삼고 행실은 성실을 바탕으로 하였다. 평생을 향리에서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한 선생은 말년에 태동서사에서 수많은 문하생을 길러냈으며, 1988년 서세했을 당시 유림장(儒林葬)으로 장례가 치러져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서원 내 가장 위쪽에 위치한 숭덕사(崇德祠)에는 선생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으며, 중앙에 위치한 강당인 승교당(承敎堂)에서는 선생의 학문과 덕을 기리는 강학(講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궁궐이나 사찰과 달리, 유가의 꾸밈없는 소박함과 고고한 선비정신을 추구하여 사우(祠宇)를 제외하고는 일체 단청을 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향례는 매년 전통 방식에 따라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이 예를 다해 술잔을 헌작하는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제례 후에는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되새기는 문집이나 글의 강독이 이어진다. 이번 향례 역시 도덕적 가치관이 퇴색해 가는 현대 사회에 인간성 회복과 꼿꼿한 선비정신을 일깨우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박황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