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오피니언)칼럼

4대 강국의 신년 메시지로 본 한반도 및 국제 정세 진단

이성동
논설위원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지도자가 2017년 신년사에서 ’위대한 나라‘ ‘경제 대국’ ‘자국 이익 최우선’ 등을 주창(主唱)해 각기 자국민들의 자존감을 고취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때 주창했던 ‘미국 우선주의’를 재강조하며 “풍요로운 미국,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해 미국민들과 함께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있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한 후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지만, 러시아 국민들로부터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 연설에서 “러시아는 특별하고 훌륭한 나라”라며 러시아인의 자존감을 고무시키고, 2017년은 미-러 간 관계 개선으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힐러리를 표적으로 위키리크스와 교묘히 연계한 푸틴의 첩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트럼프와의 밀월을 통해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 해제를 포함한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푸틴이 트럼프에게 보낸 새해 인사에서도 “양국이 협력 메커니즘을 회복하는 단계에 들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며 러브콜을 보낸 사실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미-러의 밀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긴장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남중국해 영유권 등 주권 차원에서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남중국해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이 많고 이곳을 통해 원유 수송을 포함한 절반 이상의 세계 해양 물류가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아시아권 패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던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본격적인 맞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총리는 1월 1일 발표한 연두 소감에서 “격변하는 격랑 속에서 적극적인 평화주의 깃발을 더 높이 들고, 일본을 세계 한복판에서 빛나게 할 것”라고 말하고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서 미래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며 세계평화 유지를 위한 헌법개정 의사를 밝힌 것이다. 명분은 세계평화이지만 일본의 국익과 관련된 세계의 모든 나라의 분쟁에 뛰어들겠다는 과거 군국주의 부활의 속셈이 깔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처럼 4대 강국이 2017년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자국의 이익과 지역안보를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의 하나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성주지역에 설치하는 사드배치계획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보복성 조치로 보이는 중국의 규제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류 금지령에 이은 전세기 운항의 불허, 한국 화장품 수입 규제 등 비관세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중국의 군용기를 진입시키며 군사적 압박까지 하고 있다.
북한의 5차에 걸친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등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및 세계평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차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초강경 기조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티스 차기 미국방장관 내정자가 대북 선제공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등 트럼프 행정부 외교 안보라인의 대북 시각이 예상보다 훨씬 강경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맞추어 한반도 안보를 위해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미국의 F-35기의 첫 해외 기지로 일본을 택하고 있다. 북한이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 위협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도발한다면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가 은밀하게 침투해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 김정은을 비롯한 지휘부 등을 타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F-35의 동아시아 전개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는 물론 처음으로 서태평양까지 항공모함 전단을 진출시키고,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전략폭격기를 진입시키는 등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핵심 전략자산 배치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보호하고,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 같은 주변 4강의 첨예한 대립구도와 전략무기가 배치되고,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미-일 공조가 확고한 상황에서 북한은 더 이상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무모한 도발을 중지하고 세계원자력기구(IAEA)의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다시 복귀하여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인류공영에 나아가는 평화정책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