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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장풍득수(藏風得水) 이야기(114)-진대수

묘지 속에 숨겨진 비밀

진대수
풍수가 겸 수필가
(010-2624-3694)

개발에 밀려 깊은 산 속에서 조용히 잠들어있던 조상들도 부지기수로 파묘(破墓)를 하여 한 줌의 재로 변해 납골당으로 옮겨지거나 다른 장소로 쫓겨나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맥에 묻혔던 조상들은 그런대로 화장이란 극단의 조치로 추운 신세를 면할지는 모르지만 좋은 자리에 묻혔던 조상의 유골을 화장하거나 특히 나쁜 장소로 잘못 이장되었을 때, 그 후손들에게는 가히 엄청난 변화가 오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우환의 원인을 알 길 없으니 그저 팔자타령만 할 수밖에 없다.
카톨릭 교회에서는 매년 11월을 위령성월(慰靈聖月)로 정해놓고 죽은 이들의 안식을 위한 기도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대부분 11월중에 시제(時祭)를 올리며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11월은 죽은 자들의 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자손들이 만나서 화합하는 장소 중에는 크게 세 군데가 있다. 자손들은 조상의 묘소와 제삿날, 그리고 집안의 애경사 시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정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이런 장소에서 만남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집안은 어딘가 문제가 있게 마련이다.
사람은 누구나 영혼을 갖고 태어나기에 비록 죽어서 한줌의 흙이나 재로 변한다 해도 영혼불멸이기에 조상의 영혼은 남아서 후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장 문화가 잘못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화장을 하면 무해무덕하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실례로 불편한 모습이나 춥다고 호소하던 조상의 꿈을 꾸고 나서 땅속에 묻힌 납골함이나 케이지 닭장 같은 곳에 안장된 납골함을 옮겨준 일이 있었다. 바로 이런 사례들은 화장을 해도 영혼은 소멸되지 않음을 입증해 주는 증거이다.
아무튼 화장(火葬)이든 매장(埋葬)이든 고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수맥이다. 나쁜 묘지를 이장한 후에 전혀 호전되지 않는 집안들이 간혹 있는데 이런 가정은 남에게 원한(怨限)을 샀거나 동기간의 재산 다툼으로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었거나, 특히 소박을 맞고 쫓겨나 한을 품은 여인이 있거나,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큰 한을 품고 죽은 조상이 있을 때, 그 골은 더욱 깊어 자손들은 묘지이장과 관계없이 쉽사리 고통을 면치 못하게 된다.
죽은 자들의 묘지 속에는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어 자손들의 고통을 풀 수 있는 열쇠를 그 속에서 찾을 수가 있다. 자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조상들이 살아왔던 과거가 들여다보인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 하지 않았던가. 내 자손들이 깨끗한 거울 속에서 환한 자신들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도록 얼룩진 거울을 깨끗이 닦아 줄 수 있는 지혜를 지금부터라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
지리신법 제22장 상지론(相地論)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청컨대 시험삼아 한번 연구해 보라. 부귀를 얻은 사람들은 그들의 집터나 무덤 및 사주가 분명 모두 좋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의 집터나 무덤 및 사주가 모두 잘못되어 있다. 나는 여기서 단지 지리만이 믿을 만한 것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또한 사주가 이와 같이 부합해야 함을 알게 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