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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지혜로 바르게 사는 삶 – 주영국

채근담에 나오는 재미있고 의미 깊은 우화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여름날 뒤뜰 느릅나무 위에 매미 한 마리가 붙어 간드러지게 울고 있다. 그놈은 목이 말라 수시로 나뭇잎의 이슬을 빨아 먹으며 신명나게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바로 등 뒤에는 사마귀가 숨어서 매미를 노리고 있다. 사마귀는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면서 먹이에 탐이 나서 갈고리 같은 날카로운 두 앞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매미를 잡아먹으려고 벼른다. 그런데 또 이놈의 뒤에는 참새가 사마귀를 잡아먹으려고 군침을 흘리며 살금살금 다가가고 있다. 매미나 사마귀의 목숨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 그 나무 아래서는 또 활을 든 사냥꾼이 참새를 잡으려고 활을 겨누고 있다」는 이야기다.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홍자성이 지은 책으로 많은 금언(金言)들이 실려 있으며, 노자, 장자의 사상과 불교의 교리를 섞어서 설명한 수양 서적이다. 채근담이란 채소의 뿌리를 씹듯이 깊이 음미하며 읽으라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은 물속을 헤엄치는 요령과 같다. 물속에 너무 깊이 들어가도 안 되고 물 밖으로 나와도 안 된다. 물을 떠나지 않으면서 물에 빠지지 말아야 하듯 세속에 너무 빠져서도 안 되고 너무 뒤떨어져도 안 되는 것이다.」
매미와 사마귀, 그리고 참새까지 모두가 눈앞의 먹이에 급급해 자기에게 닥칠 위험은 살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상을 해보면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강자가 약자를 다 잡아먹고 마지막으로 참새가 사냥꾼의 화살에 죽을 수 있을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냥꾼이 먼저 참새를 쏘아 주위가 소란스러워지면서 참새만 화살에 맞아 희생되고 사마귀와 매미는 놀라 달아나 살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우화는 단순히 약육강식(弱肉强食) 자연의 순리를 나타낸 이야기 같지만, 여러 가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넓게는 적자생존(適者生存)과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자연의 법칙까지도 포함하고 있고,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눈앞의 이해관계만 생각하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이 세상에는 기는 놈 위에는 나는 놈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이와 같이 계략 위에 계략이 있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 일어나기도 한다. 정말 신묘 불가사의한 것이 세상의 일이다.
이 우화를 약간 비껴가는 얘기 같지만, 우리 사회에도 권력을 가진 자와 많이 가진 자 즉 강자가 권력이 없는 자와 못 가진 자, 즉 약자들에게 하는 온갖 잘못이 바로 약육강식의 횡포라 할 수 있다. 최근 기업이나 사회 각계각층에서 ‘갑’질의 횡포가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이 모두가 가진 자와 권력을 쥔 자의 횡포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악이라고 할 수 있다.
매미, 사마귀, 참새가 모두 앞만 쳐다보고 곧 닥칠 자기의 위험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사회에도 흔히 있다. 권력을 가진 자와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은 마치 그 권력과 부가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며 온갖 횡포와 ‘갑’질의 행사를 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그러한 권력과 부, 즉 부귀영화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답게 바르게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인간답게 바르게 사는 삶을 쉽게 이야기 하지만 그렇게 살기는 정말 어렵다. 필자는 인간답게 바르게 사는 삶은 위 우화에서 주는 의미와 같이 항상 자기 욕심만 채우려 하지 말고 내 주위(이웃)를 돌아보면서 남에게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