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人터뷰| 신경자 경남어린이집연합회장
지난 6월, (사)경남어린이집연합회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한 신경자 회장은 1962년 삼가면 금리에서 2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과 남아선호사상 등으로 인해 학업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 삼가초·중·고를 졸업하였다. 고교를 졸업 후, 부친의 권유로 진로를 모색하던 중에 교사로서의 삶을 꿈꾸며 진주실업전문대학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다.
여자로서의 삶이기에 다소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던 삶에서 대학 졸업 후, 아이들을 가르치며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으로 변모된 것이다. 새마을유아원에 입사하며 교사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신경자 회장은 지극히 열악한 급여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당시엔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의 경우, 명예원장직이 대부분인 탓으로 상근하는 원장들이 거의 없었으며, 그로 인해 업무의 공백이나 차질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단순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삶을 한단계 뛰어넘어 책임자로서의 변화를 시도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자신의 고향인 삼가면에 어린이집이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다른 시군의 민간유아원 설립제의를 거절하면서까지 삼가어린이집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하게 된다.
미래 세대를 책임질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해보고 싶은 욕심때문인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그녀는 2004년 진주산업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치원 1급 정교사, 사회복지사 2급, 다문화가정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여 다양한 이론들을 현장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하여 신경자 회장은 삼가어린이집 설립과 자신의 배움을 위해 온갖 정열을 쏟은 결과, 초계어린이집 교사를 거쳐 1996년 삼가어린이집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취임 후 20여년의 세월동안 오로지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그녀는 후학양성에도 열심이었다. 과학기술대학교 보육교사교육원과 진주보건대에서 외래교수를 역임한 바 있는 신 회장은 외래교수 시절을 이렇게 회고한다. 아이들을 어떠한 사람으로 키울 것인가는 단순히 교육의 부분만을 떼어놓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보육이라는 부분도 함께 이루어져야 된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에겐 현장의 현실감각을 함양하고 자신에게는 공부하는 원장으로서 다양한 이론들을 교육현실에 반영하려고 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한다.
한편 신경자 회장은 지난 20여년간 삼가어린이집 원장을 지내면서 함께 했던 아이코리아 봉사단체활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아이코리아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교육환경개선과 건전한 성장을 도우며, 아이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자라나는데 뒷받침하기 위해서 1981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신 회장은 이 단체와 함께 하며 보다 폭넓은 사회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는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 뿐만 아니라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이나 삼가요양원 등을 다니며 복지사각지대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한 영역까지 확대시켜 나갔다. 또한 피상적인 봉사의 개념을 뛰어 넘어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땀 흘리는 봉사를 통해, 삶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신경자 원장은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자인 만큼 우리 지역의 육아정책과 인구감소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한가정 한아이가 증가함에 따라 부모가 한 아이에게 모든 것을 집중하려는 것이 오히려 육아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육아부담을 국가와 사회가 같이 부담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젊은 귀농인이 많이 정착할 수 있는 인프라의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한다. 퇴직 후에 귀촌하는 사람들도 인구증가에 다소 도움이 되지만 그것보단 젊은 귀농인들을 통한 출산율 증가만이 지역 경제는 물론 보육이나 교육사업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열악한 유아교육의 현실에 대해선 보육료의 전체를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 탓에 소요재정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교사들의 급여와 물가는 점점 상승하고 있는데 국가가 부담하는 보육료는 그에 미치지 못하니까 교사들의 이직률을 높이게 되고,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 보다 질높은 교육여건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육료를 현실화하고 한 교사당 아이들의 비율을 더욱 낮춰서 세심한 케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사들의 급여를 높여줘서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도 한다.
평생을 자라나는 새싹들의 교육을 위해 힘차게 달려온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정치라고 단언한다. 그녀의 삶을 통하여 체득된 다양한 경험들과 전문성들을 발휘해 이제는 제도권 안에서 좀 더 내실있는 정책들을 가지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덧붙여 인구 5만의 조그마한 지자체의 원장이 경남을 대표하는 어린이집연합회의 수장이 된 것에 대해 같은 협회원들끼리도 대단하다고 한다. 그에 대해 신 회장은 그저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교육을 위해 헌신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한다.
신경자 회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자는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분야에서 일을 할 때, 비록 현재 자신의 위치가 낫다고 하여 원망하거나 탓하지 말고, 더 큰 도약을 염두에 두고서 일에 매진한다면 분명 더욱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작게는 자기계발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더 큰일을 하며 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주어질 것이다. 성경에도 그러한 구절이 있지 않은가?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8:7)
/차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