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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분류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여인선 합천군선거관리위원회

내년 6월 13일에 실시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개월여 남은 시점에 벌써부터 선거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몇몇 공직선거 때마다 인터넷에는 ‘선거조작’이란 말이 떠돌기도 하였고, 특히 올해 대선 정국 시기에 ‘더 플랜’이라는 영화가 개봉하여 이에 맞춰 영화 제작자 및 일부에서 ‘선거조작’이란 단어를 인터넷에 유포했다.
선거가 임박해지면 끊임없이 나오는 선거조작에 관한 이야기들. 모 언론사에서 이미 ‘더 플랜’이라는 영화 자체가 논리적으로 잘못되었음을 공개적으로 증명하기는 했지만, 시간이 흘러 내년 동시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술안주로 나올 수도 있을 듯하다.
선거조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그 논란의 중심에 투표지분류기가 있다. 투표지분류기는 개표 시 투표지를 단순 분류하는 장비로서, 투표지가 많은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등의 공직선거는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투표지를 분류하기 위해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하게 된다. 과거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하지 않은 시절에는 다음날 아침뉴스를 통하여 당선자를 알 수 있지만, 투표지분류기 덕분에 이르면 당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당선 소식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보다 빠르고 정확한 선거관리를 위해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하지만, 일부 소수의 유권자들은 “투표지분류기에 조작을 해놓은 것이 아니냐?” 혹은 “기표된 번호로 분류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나는 지난해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올해 19대 대통령선거 개표 당시 투표지분류기운영요원을 맡았다. 일반인들보다 투표지 분류기에 대해서 잘 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의 문제제기에 대하여 내가 알고 있는 것들, 보고 느낀 것들을 말씀해드리고자 한다.
첫째, 투표지분류기를 무선와이파이를 통해 조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주장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투표지분류기와 그와 연결된 노트북은 투표지의 스캔 및 저장, 이를 제어하는 장치일 뿐 무선연결장치 자체가 존재하고 있지 않다.
둘째, 투표지가 기표된 번호와는 다르게 분류된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하지만, 분류기가 투표지를 기표된 번호와 다르게 오분류되는 현상은 내가 2년 동안 분류기를 운영하였지만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국에도 이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개표참관인들이 투표지 분류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위촉된 개표사무원들도 같이 작업을 하기 때문에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된다. 분류기 운영 중에 개표참관인의 재확인 요청이 들어온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확인결과 이상이 있었던 경우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미분류함으로 빠지는 투표지에 대한 오해이다. 분류기를 돌릴 경우, 투표지가 미분류 또는 재투입 대상함으로 투표지가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의심스럽다, 왜 저기로 빠지지 이상이 없는데” 라고 생각하고 이를 묻는 참관인들이 있다. 미분류함이나 재투입 대상함으로 빠지는 원인은 투표지가 구겨져 있거나, 먼지가 뭉쳐져서 붙어있는 경우이다. 투표지분류기는 투표지에 조금만 이상한 현상이 있다면 미분류나 재투입 대상함으로 분류되어 사람으로 하여금 인위적으로 분류하도록 민감하고 정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분류기운영요원을 맡아 완벽한 선거관리를 위해 투표지분류기 운영에 빈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었고, 결과 또한 완벽하게 해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근거 없는 루머와 아니면 말고 식의 문제제기가 불편하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투표지분류기에 대한 오해를 가지신 분들이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